“생산적 금융” 외쳤지만…금산분리·RWA 장벽에 은행 자금은 간접투자 편중
벤처확인기업 폐업 최다…4대 지주 벤처 투자 미미
“생색내기용 투자에 그쳐선 안돼”…자체 심사 고도화·리스크테이킹 강조
 스타트업 기업 폐업이 증가하고 신생 벤처기업의 등록도 감소하는 등 ‘스타트업 대폐업 시대’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며 부동산 자금을 기업투자 자금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스타트업 기업 폐업이 증가하고 신생 벤처기업의 등록도 감소하는 등 ‘스타트업 대폐업 시대’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며 부동산 자금을 기업투자 자금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스타트업 기업 폐업이 증가하고 신생 벤처기업의 등록도 감소하는 등 ‘스타트업 대폐업 시대’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며 부동산 자금을 기업투자 자금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금융지주들은 생산적 금융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정부의 기조에 따르고 있지만, 금산분리 규정과 위험가중자산(RWA) 가중치 등 규제에 직접 투자는 어렵고, 간접투자만 가능한 실정이다.
벤처업계에서는 금융권이 정부의 등에 떠밀려 ‘생색내기용’ 투자를 진행하기보다는 벤처기업에 대한 자체 평가 기준을 고도화해 유망한 기업들을 발굴하고 위험을 감수하고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대출 중심의 자금줄을 첨단·벤처·혁신기업의 투자로 돌리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선언한 가운데, 28일 10대 금융지주를 비롯해 증권·보험사와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하지만 각 사에서 추진한 생산적 금융 추진 계획을 뜯어보면, 대규모 인프라 구축 투자에 집중됐고, 벤처·스타트업으로의 자금공급 로드맵은 명확하지 않은 실정이다.
최근 벤처업계는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투자 혹한기’를 맞이해 휴·폐업·파산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 자금의 유입이 중요한 상황이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벤처확인기업’ 중 휴·폐업·파산 등으로 확인이 취소된 곳이 2024년 299곳이다.
기술 혁신성과 사업 성장성을 인정받은 기업을 ‘벤처확인기업’으로 등록하고 있는데, 민간주도 벤처확인제도로 법이 개편된 2021년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올해도 8월까지 198곳이 이미 폐업한 상황이다.
성장 가능성을 인증을 받은 이들마저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은 벤처업계 내 자금 유동성이 떨어지며 벤처 생태계를 위협하는 위기 신호로 해석된다.
이재명 정부가 금융권에 ‘생산적 금융 확대’를 강조하며 은행권 자금의 물길을 기업투자로 돌려 ‘코스피 5000’으로 상승을 견인하라고 주문하지만, 실제 은행권의 벤처 투자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약 11조9000억원에 달했지만,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계열 벤처캐피털의 투자금은 올해 8월까지 4941억원, 지난해는 8454억원에 그쳤다.
4대 금융지주의 작년 전체 순이익은 16조3532억원이었다. 금융지주들이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사상 최대’ 실적 냈다며 앞다퉈 자랑하는 것과 달리 벤처업계에 대한 투자는 7%에 머문 셈이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보증이나 대출을 제외하고 직접투자를 하는 것은 금산분리 규정과 RWA 250% 등 제약이 많아 자회사 벤처캐피털(CVC)을 통한 간접투자가 거의 대부분”이라며 “만약 자회사를 통한 게 아니라 모회사인 금융지주의 벤처사 직접투자를 늘리고 싶다면 법인세나 세제혜택이 있어야하는데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자금 운용이 다중 규제로 막혀 있는 상황에서 금융지주들은 리스크를 지고 싶지 않으니 자회사에 운용을 일임할 수 있는 간접투자를 선호한다”며 “사실 기보나 신보와 협약을 맺고 보증비율을 올리는 ‘생색내기용’ 투자가 많이 진행됐는데 벤처 생태계를 성장시킬 투자가 진행되기 위해선 은행권이 벤처 산업을 이해하고 ‘리스크 테이킹’에 나설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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