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텔리 결승골, 지옥 문턱에서 피어오른 '악마의 재능'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2.11 09:24  수정 2015.02.11 09:30

스터리지 대신 후반 막판 교체 투입..극적 결승골

사면초가였던 최악의 상황에서 새로운 가능성 제시

발로텔리 ⓒ 게티이미지

'사고뭉치' 마리오 발로텔리(리버풀)가 드디어 오랜 골침묵에서 벗어났다.

11일 오전(한국시각) 영국 리버풀 안필드서 열린 ‘2014-15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토트넘과의 홈경기에 교체 출전한 발로텔리는 후반 38분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리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발로텔리는 이날 경기 전까지 무득점에 그치며 사면초가 상태였다. 영국 언론과 팬들은 발로텔리에게 연일 비판을 쏟았다. 과거 맨시티와 AC밀란, 이탈리아 대표팀 등을 거치는 동안 '악마의 재능'으로 불릴 만큼 기대를 모았지만, 유독 리버풀서는 공격수로서 문전 앞에서 무기력한 움직임으로 실망만 안겼다.

발로텔리 이전에 활약했던 공격수가 EPL 득점왕까지 차지한 또 다른 악동 수아레스(바르셀로나)였기 때문에 발로텔리의 부진은 더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 수아레스는 발로텔리 못지않은 악동으로 불렸지만 놀라운 득점력으로 지난 시즌 리버풀 준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설상가상 발로텔리는 리버풀에서도 불성실한 태도와 사생활로 구설에 휘말리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홈팬들에게도 야유를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계속 발로텔리를 감싸왔던 브랜든 로저스 리버풀 감독마저 "발로텔리가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기회를 주기 어렵다"며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리버풀과 토트넘전을 앞두고 가장 주목을 받았던 선수는 양팀의 공격수인 해리 케인과 대니얼 스터리지. 잉글랜드 축구의 미래로 꼽히는 두 젊은 공격수의 득점 대결에 쏠린 관심에 비해 선발명단에서 제외된 발로텔리를 주목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발로텔리가 영웅이 되는 데는 한 골이면 충분했다. 체력이 떨어진 스터리지를 대신해 교체 투입된 발로텔리는 자신의 첫 번째 슈팅을 골로 마무리하는 결정력을 보여줬다.

2-2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38분 토트넘의 수비 배후로 쇄도한 발로텔리는 애덤 랄라나가 연결해준 낮고 빠른 크로스를 발로 가볍게 밀어 넣으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팀의 최대 골칫거리였던 선수가 천금 같은 구세주로 거듭나는 순간이라 더욱 극적이었다.

이날 승리는 리버풀에도 큰 의미가 있다. 승점42점을 획득한 7위 리버풀은 6위 토트넘을 1점차까지 압박했다. 3-4위인 사우스햄튼-아스날과의 승점차도 3점에 불과해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4위권 진입 경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발로텔리의 오랜 부진을 감안했을 때, 이 골로 완전히 부활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골에 대한 부담을 덜면서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는 것은 긍정적 신호다.

치열해진 EPL 순위경쟁에 유로파리그까지 소화해야하는 리버풀로서는 부상에서 복귀한 스터리지만 의지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발로텔리는 당분간 스터리지의 백업 조커로서 활약하거나 로테이션으로 출장하며 리버풀 약진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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