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우즈벡]한국의 측면 공격수들이 뚫어야 할 공간은 측면이 아니라 오히려 중앙 수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 게티이미지
[한국-우즈벡]‘2015 아시안컵’의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슈틸리케 감독은 21일 호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아시안컵 8강전 기자회견에서 "토너먼트에 들어서면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며 "31일(결승전)까지 호주에 있고 싶은 바람이 있다. 이제 대회가 반환점을 돌았는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면 탈락' 토너먼트의 시작인 8강전은 22·23일 이틀에 걸쳐 2경기씩 열린다.
A조 1위 한국(3승)이 B조 2위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2승1패)과 22일(한국시각) 오후 4시30분 멜버른에서 격돌한다.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에는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는 B조 1위 중국(3승)과 A조 2위 호주(2승1패)의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23일 오후 3시30분부터는 C조 1위 이란(3승)이 D조 1위 이라크(2승1패)와 캔버라에서 격돌한다. 같은 날 오후 6시30분에는 D조 1위 일본(3승)과 C조 2위 아랍에미리트(2승1패)가 시드니에서 만난다.
한국축구의 아시안컵 8강 상대 우즈벡은 지난 18일 호주 멜버른 렉탱귤러스타디움서 열린 ‘2015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사우디를 3-1 완파했다. 제파로프의 공격 조율에 익숙한 한국 입장에서는 혼란에 빠질 수 있는 경기력이었다. 대체 요원을 대거 내세우고도 우즈벡은 승리를 차지해 한국과의 8강전에 더 큰 힘을 쏟을 수 있게 됐다.
4강 티켓을 놓고 맞붙게 된 우즈베키스탄은 한국(FIFA랭킹 69위)과 멀지 않은 FIFA랭킹 71위로 아시아 4위다. 물론 한국이 11번 대결을 펼쳐 8승2무1패로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1994년 10월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준결승 0-1 패배 이후 21년간 무패다.
하지만 최근에는 매번 고전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1승1무로 앞서긴 했지만 상대 자책골이 없었다면 얻기 힘든 결과였다. 당시 사령탑이 현재의 카시모프 감독이다. 홈경기 당시 뛰었던 제파로프와 카파제 등 K리그 경험자들을 비롯해 골키퍼 네스테로프, 이스마일로프, 투르스노프 등 다수의 선수들이 이번 아시안컵에도 뛰고 있다. 한국축구가 고전했던 그 멤버들이다.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이자 우즈벡 축구의 상징인 카시모프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예선 당시의 패배를 잊어본 적이 없다. 이번에는 반드시 한국을 꺾겠다”며 설욕 의지를 불태웠다.
잔뜩 벼르고 있는 우즈벡은 아시안컵에서도 공격에 강점을 보였다. 사우디전 중원의 압박과 역습도 돋보였지만, 우즈벡의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날카로운 측면 공격이다.
우즈벡이 지난 3경기를 통해 골을 넣은 장면만 보더라도 측면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의해 득점하거나 측면 돌파로 많이 나왔다. 북한전 결승골의 경우 제파로프의 왼쪽 측면 땅볼패스가 주효했고, 비록 지긴 했지만 중국전 선제골 역시 왼쪽에 있던 제파로프가 오른쪽으로 길게 패스, 상대 수비를 분산시킨 뒤 오른쪽 측면 공략을 통해 중앙으로 찔러줘 골문을 갈랐다.
사우디전에서는 제파로프 대신 자수르 카사노프와 라시도프가 출전했는데 이들 역시 측면 공격을 통해 상대 수비를 확실하게 유린했다. 사우디전에서 나온 3골 가운데 두 골이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에서 비롯됐다.
우즈벡은 측면 공격만큼이나 측면 수비도 비교적 탄탄하다. 그러나 한국의 측면 공격수들이 뚫어야 할 공간은 측면이 아니라 오히려 중앙 수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앙수비는 키는 크지만 스피드가 떨어진다.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주특기인 ‘무한 스위칭’을 통해 중앙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것이다. 측면 공략과 함께 빠른 스피드와 2대1 패스 등을 통해 중앙수비 뒷편으로 빠르게 들어간다면 의외로 쉽게 골을 넣을 수 있다. 따라서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아닌 침투 패스가 중요하다.
중앙 수비들이 장신이기 때문에 크로스는 모두 우즈벡 수비수들이 걷어낼 가능성이 크다. 슈틸리케 감독이 추구하는 짧은 패스와 높은 볼 점유율로 경기를 지배하면서 측면 돌파에 이은 중앙수비 뒷공간 침투가 우즈벡을 깰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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