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레알, 어떻게 다시 최고의 팀이 됐나

데일리안 스포츠 = 안철홍 넷포터

입력 2014.12.02 15:11  수정 2014.12.02 15:20

페레즈 회장, 복귀하자마자 호날두 영입

안첼로티 지도력에 끊임없는 투자 ‘환상 호흡’

그야말로 레알 마드리드 천하다.

레알 마드리드는 '2014-15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3라운드 말라가전 승리로 구단 최다 연승 기록(15연승)을 넘어섰다.

리그 10경기, UEFA 챔피언스리그 5경기, 코파 델 레이 1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경기당 3.7득점, 0.6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웠다. 지난 시즌 라 데시마(UEFA 챔피언스리그 10회 우승)를 달성하면서 기지개를 켠 레알 마드리드는 다시 한 번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다시 그들이 최고의 위치로 돌아온 원동력은 무엇일까.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2009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영입하며 갈락티코 2기의 시작을 알렸다. (유튜브 동영상 캡처)

페레즈 회장 컴백

갈락티코 1기의 창시자인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2009년 여름, 레알 마드리드 회장직으로 복귀하자마자 역대 최고 이적료를 지불하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영입했다.

그 외 카림 벤제마, 앙헬 디 마리아, 메수트 외질, 사미 케디라, 루카 모드리치 등 최고의 실력을 가진 선수들을 클럽으로 데려오면서 갈락티코 2기의 출범을 선언했다.

아낌없는 지원에도 '스페셜 원' 무리뉴 감독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하자 페레즈 회장은 다시 한 번 지갑을 확실하게 열었다. 호날두의 이적료에 버금가는 돈을 주고 가레스 베일을 영입했고 이스코, 아시에르 이야라멘디, 다니엘 카르바할을 품 안에 안으면서 미래에 대한 준비도 확실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팀의 수장도 안첼로티 감독으로 교체했다. 결국, 페레즈 회장의 과감한 투자는 지난 시즌 라 데시마 달성으로 빛을 봤다.

그럼에도 한 번 열린 그의 지갑은 쉽게 닫힐 줄 몰랐다. 올해 여름, 다시 한 번 1000억 원이 넘는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하메즈 로드리게즈와 토니 크루즈를 마드리드로 불러들이면서 현재의 레알 마드리드를 완성시켰다. 팀의 밸런스를 해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물을 놓고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밸런스 귀재’ 안첼로티 감독

안첼로티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 부임 첫 해 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베일의 영입으로 입지가 불안했던 디 마리아를 중원에 배치시켜 팀의 밸런스 문제를 해결했다. 이 선택은 그가 재평가 받는 계기가 됐다.

특정 전술과 선수들을 고집하지 않는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고의 조합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올 시즌 초반에도 지난 시즌 살림꾼이었던 디 마리아와 알론소의 이적으로 인해 고전했지만, 경기를 계속 치르면서 팀의 밸런스를 찾아냈고 마침내 구단 최다 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 시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역대 최고 득점기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연합뉴스

최고의 경기력 보여주는 선수단

올 시즌 호날두의 플레이는 골 넣는 축구 기계를 연상시킨다. ‘다태호’(다시 태어나면 호날두), ‘골무원’(공무원처럼 꾸준히 골을 넣는다)이란 별명이 생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호날두는 벤제마와 함께 투톱으로 출전하면서 경기당 평균 2득점으로 미친 듯이 상대의 골 망을 흔들고 있다. 중앙에 위치하면서 측면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공간과 기회를 잡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도움 능력이다. 현재, 호날두는 리그에서 8개의 도움으로 이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쯤 되면, 레알 마드리드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일단 1점 먹고 들어간다고 봐도 무방하다.

토니 크로스를 빼놓고는 레알 마드리드의 상승세를 설명할 수 없다. 크로스는 레알 이적 후 첫 경기부터 팀에 완벽히 녹아든 모습을 보여주더니 어느새 팀의 중심이 됐다. 자신의 장기인 정확한 패스(14-15시즌 리그 패스 성공률 93.5%, 경기당 키 패스 2개)를 활용해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볼 점유율을 높여 상대에게 공격 할 수 있는 기회를 내주지 않는 것도 크로스의 몫이다. 수비 가담에도 적극적이고 때로는 아름다운 중거리슈팅을 통해 득점을 올리기도 한다.

이스코는 레알 입단 초기 적응하지 못하면서 주로 벤치에 앉아 있었다. 올 시즌의 기대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안첼로티 감독의 꾸준한 믿음 속에서 이스코는 레알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했고 한 단계 성장했다. 최근 스페인 국가대표 팀에서 데뷔 골까지 터뜨리면서 자신감을 확실히 되찾은 이스코다.

완벽하게 적응을 끝낸 1000억 듀오 베일과 하메스 로드리게스,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거듭난 라모스와 페페, 공·수 양면에 끊임없이 기여하는 마르셀로와 카르바할, 다시 폼을 회복한 카시야스 까지 모두가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페레즈 회장의 계속된 과감한 투자, 개성이 강한 스타 선수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은 안첼로티 감독,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단 이 삼박자가 완벽히 들어맞은 레알 마드리드는 다시 최정상의 위치에 올라섰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안철홍 기자 (qkqldyd2000@naver.com)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