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원더골' 아르헨티나…산책 축구는 실망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4.06.22 08:30  수정 2014.06.22 18:56

이란 침대축구 맞아 1-0 진땀승 ‘경기력 기대 이하’

선수들 활동량 저하-수비 약점 여전, 반전 가능할까

[아르헨티나 이란]아르헨티나가 리오넬 메시의 골로 승리를 거뒀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 게티이미지

아르헨티나가 ‘축구황제’ 리오넬 메시(27) 활약으로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다.

아르헨티나는 22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F조 조별리그 이란과의 경기에서 1-0 진땀승을 거뒀다. 하지만 우승후보다운 화끈한 공격력은 나오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1986 멕시코월드컵 이후 28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남미 대륙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라는 점에서 세계 축구전문가들이 아르헨티나를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했다.

이에 부응하듯 아르헨티나는 남미 예선을 1위로 통과했으며, 메시가 주축이 된 화려한 공격진이 일을 낼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다른 우승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대진운도 아르헨티나 우승의 청신호를 밝히는 요소였다.

하지만 2경기에서 드러난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아르헨티나는 이란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메시의 원더골에 힘입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상대가 이번 대회 최약체로 평가 받는 이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체면을 구긴 경기였다.

이날 이란은 철저하게 수비에 치중하며 역습 축구를 구사했다. 이란은 하프 라인 밑에서 10명의 필드 플레이어가 간격을 좁히며 수비 블록을 형성했고, 이에 아르헨티나는 효과적으로 분쇄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1차적으로 빌드업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특히, 공보다 앞에 있는 선수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이란의 10명 사이에 고작 3~4명의 아르헨티나 선수만이 위치하고 있었다. 수비수로부터 중앙 미드필더가 볼을 건네받은 뒤 전방으로 패스하기엔 공격수와의 간격이 너무 벌어졌고 거리가 멀었다.

앙헬 디 마리아는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보여준 포스가 전혀 발휘되지 않았고, 페르난도 가고는 양질의 패스를 공급하지 못했다. 게다가 상대 수비 진영에서 많은 활동량으로 공간을 만들어야 할 곤살로 이과인,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산책'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메시조차 걸어 다니는 장면이 자주 나타났다. 메시는 90분간 동안 7.136km를 소화하는 데 그쳤다. 공격수로서 현저하게 적은 활동량이다.

볼을 소유하지 않은 선수들의 게으름으로 패스할 길을 찾지 못하자 측면에서 단조로운 크로스 공격에 의존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공격진은 전부 단신들로 구성돼 있다. 이란의 장신 수비를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수비에서도 많은 문제를 노출했다. 공격에서 수비로의 전환이 현저하게 느렸다. 이란 선수들의 발재간에 압박이 벗겨지면서 역습 기회를 여러 차례 허용했다. 후반 들어 이란은 레자 구차네자드가 결정적인 슈팅을 시도하는 등 아르헨티나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장면이 여럿 나왔다.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의 슈퍼 세이브가 아니었다면 이란에 패할 수도 있는 경기였다.

이란전 승리로 2연승을 기록한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라아전에 관계없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제 우승까지는 5경기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경기력으로 결승까지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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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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