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코스피 이전 상장 준비, 임시 주총 개최
글로벌 수준 시총, 주주들 꾸준히 코스피 이전 요청
단기 주가 상승 가능성 높아, 관건은 장기 성장성
알테오젠 본사 ⓒ알테오젠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알테오젠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의 이전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시총 기준 글로벌 상위 10개 바이오 기업에 이름을 올린 알테오젠이 코스피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내달 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코스닥 시장 조건부 상장 폐지 및 코스피 이전 상장 승인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알테오젠 시총은 27조8765억원으로 꾸준한 코스닥 시장 대장주로 꼽힌다. 글로벌 기준으로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수준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불핀처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205억 달러로 글로벌 시총 8위 바이오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 또한 주주들의 꾸준한 요구에 의해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알테오젠의 기술력과 실적을 비교할 만한 피어(비교) 그룹이 부족해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 받기 어렵다는 판단도 이전 상장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전 상장을 위한 임시 주총 통과 후 한국거래소 심사 등을 거쳐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알테오젠은 내년 1분기 중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적으로 코스닥 대장주의 코스피 이전은 주가에 호재로 여겨진다. 과거 코스피 이전을 실행한 셀트리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7년 코스피 이전을 준비한 셀트리온 주가는 8만원대에서 이전 상장일인 2018년 2월 9일 23만828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무조건 코스피 이전만으로 기업 가치가 높게 평가 받는 것은 아니다. 셀트리온의 경우도 코스피 이전 상장 후 3개월이 지난 5월 초 18만원대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단기적으로는 이전 상장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성과와 경쟁력을 입증해야만 주가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바이오 업계가 알테오젠의 장기적 주가 움직임은 이전 상장 자체보다 성과에 기반한 지속적인 성장에 달려 있다고 분석하는 이유다.
알테오젠은 미국 머크(MSD)와의 계약 이행을 통한 로열티 실현과 추가 기술이전 성사를 통해 코스피 시장에서도 대형 바이오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주요 호재는 MSD의 블록버스터 항암제 ‘키트루다’가 알테오젠의 피하주사(SC) 제형 플랫폼 ‘ALT-B4’를 적용, 지난 9월 ‘키트루다SC(키트루다 큐렉스)’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는 점이다.
알테오젠은 FDA 허가를 통해 약 350억원의 기술료(마일스톤)를 수령했으며, 키트루다 큐렉스 상업화가 본격화되는 2027년부터는 약 6600억원의 판매 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알테오젠이 받는 로열티는 키트루다 큐렉스 매출의 약 5%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2028년 키트루다 전체 매출의 60%, 2034년에는 80%가 SC 제형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분석함에 따라 알테오젠이 받는 로열티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키트루다 큐렉스 허가와 함께 인도 인타스와의 기술수출 계약에 따른 마일스톤 유입도 더해져, 알테오젠은 올해 총 800억원 안팎의 기술료 수입을 올릴 전망이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알테오젠은 한국 바이오 역사상 최초로 전 세계로부터 로열티를 수령하는 바이오텍이 됐다”라며 “키트루다SC 매출액의 4~5%에 달하는 로열티 수익 등으로 매출, 이익 및 보유 현금의 가장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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