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부산시장 출마시 북갑 공석
"부산서 3번 의원, 시장 나갈 역량 충분"
부산, 정치적 상징성·전략적 요충지
'한조대전' 성사 시엔 대선급으로 판 커져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부산에서 유일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3선·부산 북갑)이 내년 6월 지방선거 부산시장 출마 의지를 점점 더 선명하게 내비치면서, 공석이 될 수도 있는 '부산 북갑'의 보궐선거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빅매치' 성사 여부에 정치권 안팎이 주목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달 27일 CBS 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현재 지방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없다"고 밝히면서, 정치권에선 한 전 대표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원내에 진입하려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전 대표 주변에서도 재보선 출마를 권유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SBS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한 전 대표는 비대위원장과 당대표만 해봤지, 국회의원을 해보지 않았다"며 "개인적으로는 (내년) 보궐선거에 출마해서 원내에 들어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부산 북갑에서 한 전 대표와 조 전 위원장의 빅매치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는 분들이 있다'는 진행자의 질문엔 "한 전 대표 입장에선 부산에서 교두보를 마련하고, 다음 대선까지 본다면 의미 있는 도전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건 민주당에서 굉장히 부담스러운 대진표"라며 "조국혁신당에서 후보를 내면 민주당에서 후보를 내지 않아야 하는데, 민주당이 안티가 많은 조 전 위원장을 거기(북갑)에 후보로 내기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권에선 조 전 위원장도 광역단체장 선거보다는 시·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한 여당 의원 지역구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하는 길을 찾고 있다는 분석에 더 무게가 실린다. 특히 조 전 위원장은 오는 11·23 전당대회에 당대표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원내정당을 이끌려면 아무래도 시·도지사로는 정치적 운신이 곤란하고, 현역 의원 신분인 것이 리더십 발휘에 훨씬 용이하기 때문이다.
조 전 위원장은 지난 3일 김어준 씨 유튜브에서 "지방선거, 재·보궐선거 등 어느 선거든 출마한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드린 적이 있다"고 했다.
지난 6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선 "당 안팎에서 (국회의원 재보선을 통해) 여의도로 돌아와야 한다는 입장이 더 많다"며 "또 '그렇지 않다, 광역(단체장으로) 가야 한다, 행정 경험을 쌓아야 된다'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결정할 생각은 없다"며 "내년 2월 전국적인 (출마 후보) 진용을 갖추고 난 뒤에 맨 마지막에 포석을 둘 생각이다. 나라는 돌을 맨마지막에 두겠다"고 했다.
한 전 대표와 조 전 위원장의 '부산 북갑 맞대결'이 성사될 경우 단순한 지역구 싸움을 넘어 양 진영의 상징적 인물이 나서는 사실상 '대선급'으로 판이 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조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두 사람 입장에서도 부산 북갑 출마를 정치적 승부수를 띄우기에 굉장히 매력적인 카드다. 부산은 김영삼·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상당한 정치적 상징성을 갖고 있는 것은 물론, 보수·진보 진영 모두에게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되는 곳이다.
한 전 대표 입장에선 북갑에서 승리할 경우, 부산에서 유일한 민주당 의석을 뺏어오게 되는 만큼, 정치적 역량 검증 및 체급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조 전 위원장의 경우 북갑에서 첫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될 경우, 고향인 부산에서 정치적 기반을 다진 뒤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의 성지인 경남 김해·양산이 있는 PK(부산·울산·경남) 전체 지역까지 자연스럽게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9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부산 북갑에서 두 사람의 맞대결이 펼쳐진다면, 내년 선거 최대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이기는 사람은 유력 대권주자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전 장관은 최근 대야 공세를 바짝 끌어올리며 부산시장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전 장관은 지난 8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과 함께 '부산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가졌다.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보수정당이) 1990년 이후 35년 동안 부산을 독점하며 부산이 망가지는 와중에도 해운과 항만, 교육 인프라가 살아 남아있다. 버텨주신 부(산)·울(산)·경(남) 시민들께 감사하다"며 "내년에 부산시장 후보가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결론은 나온 것 같다. 오로지 부산의 미래를 위해 투표해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전 장관은 지난 1일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에 참석해선 "지난 35년 동안 국민의힘은 부산을 망가뜨렸다"며 "35년 동안 부산의 인구는 줄고 기업은 떠나고 일자리는 메말라 가고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노인과 바다'라는 비아냥을 듣는 세월 동안 국민의힘이 부산을 장악하고 있었다. 내년에 막아내지 못하면 부산에 더 희망이 없다"고 했다.
또 "(야권에선) 전재수가 해수부 장관 간 것은 내년 부산시장 선거 출마하기 위해 경력 한 줄 쌓기 위한 정치 전략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많다"며 "부산에서 3번 떨어지고 3번 국회의원 했으면 부산시장에 나갈만한 충분한 역량 되지 않느냐"라고 했다. 전 장관은 2006년 북구청장 선거와 18·19대 총선에서 낙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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