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허은별 2골 “일본전? 빈말 필요 없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3.07.21 21:25  수정 2013.07.23 13:00

이례적으로 한국 방송과 경기 직후 인터뷰

25일 '아시아 최강' 일본전 당찬 각오

21일 오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EAFF 동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8년 만에 방한한 북한 여자축구대표팀과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경기에서 북측 허은별이 첫 번째 골로 연결된 슈팅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이 대립한 민감한 시기에 22개월 만에 열린 여자축구 남북대결에서 승리를 이끈 주인공은 21세 낭자 허은별(4·25축구단)이었다.

북한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한국과의 ‘2013 동아시안컵’ 여자부 1차전에서 허은별 2골 활약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북한(FIFA랭킹 9위)은 한국(FIFA랭킹 16위)과의 역대전적에서 12승1무1패로 절대적인 우위를 점했다.

유독 남자에 비해 여자축구 전력이 좋은 것에 대해 북한 여자축구대표팀 김광민 감독은 “여자축구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기대가 매우 크다. 우리 선수들은 원수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훈련해서 앞으로 경기해서 좋은 성과 거둘 것”이라고 답했다.

열렬한 지지를 받는다는 북한 여자축구의 중심이 이날만큼은 허은별이었다. 전반 36분 한국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정확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2분 뒤 역습 기회에서는 정확한 크로스를 머리로 마무리하며 뒤집기를 이끌었다.

원톱으로 나선 허은별은 165cm의 작은 키지만, 저돌적인 돌파와 투지 넘치는 움직임으로 한국 수비진을 괴롭혔다. 체격 면에서는 밀렸지만 과감한 몸싸움으로 공중볼 경합에서도 뒤지지 않았다. 이번이 두 번째 A매치 출전에 불과하지만, 2011년 월드컵에서 금지약물 파동을 겪은 북한 여자축구의 세대교체를 이끄는 주인공이다. 즉, 북한 여자축구가 공을 들이는 미래다.

북한 여자축구대표팀 김광민 감독 설명에 따르면, 허은별은 원래 수비수인데 이날 경기에서 공격수로 뛰었다. 2008년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도 참가하고 2010년 청소년대회도 출전하는 등 국가대표 코스를 제대로 밟은 투지가 돋보이는 선수다.

허은별은 경기 후 이례적으로 한국 중계방송사 JTBC와의 인터뷰에 응하면서 “우리 민족의 단합된 힘을 봤다. 청년들을 비롯해 우리 동포들 앞에서 뛰고 또 승리의 기쁨도 누릴 수 있어 좋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일본전 각오를 묻는 JTBC 강지영 아나운서 질문에 “경기 전 빈말 필요 없다.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것”이라는 당찬 답을 내놓았다.

2005년 이후 8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은 25일 일본, 27일 중국(FIFA랭킹 17위)과 차례로 경기를 치른 후 28일 출국할 예정이다. 체력과 기동력, 그리고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한 축구를 구사하는 북한은 세계랭킹 9위로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2위다. 반면,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일본은 출전국 중 최강의 전력을 자랑한다. 런던올림픽에서는 은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동아시안컵 여자부 첫 경기에서도 이미 중국을 2-0 완파했다.

한편,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주장 심서연(고양대교)과 이민아(현대제철)는 실력 못지않은 미모로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운동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정도의 미모”라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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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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