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첫날 '안보외교' 이어 둘째날 '신뢰외교' 주력

김지영 기자

입력 2013.06.28 20:58  수정 2013.06.28 21:03

경제협력과 양국간 우의 강화, 중국내 서열 1 2 3위 지도자들과 잇달아 만남

지난 27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첫날 안보외교에 이어 둘째 날인 28일에는 경제협력과 양국 간 우의 강화에 주력했다. 한중 경제단체에 공조를 요청하는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를 비롯한 중국 내 서열 1·2·3위 지도자들과 잇달아 만나 신뢰를 다진 것.

박 대통령은 이날 아침 베이징 조어대(釣魚臺) 경공청에서 열린 경제사절단 조찬간담회에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앞으로 여러분이 중국시장을 개척해나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연이어 박 대통령은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지난 20년간의 눈부신 양국 간 경제협력은 한국과 중국이 수천 년의 역사를 함께 하며 신뢰를 쌓아온 오랜 친구였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한중 양국은 함께 먼 길을 가야할 운명적 동반자”라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한중관계를 ‘사업을 하려면 먼저 친구가 되어라(先做朋友後做生意)’라는 중국 속담에 묘사하며 한중 양국 간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에 기반을 둔 고부가가치산업 교류 확대와 성공적인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세부 과제로 제시하면서 “여기 있는 양국 경제인 여러분도 한중 FTA가 성공적으로 타결될 수 있도록 지혜를 주고,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시 주석 내외와 특별 오찬을 갖고 약 1시간 30분 동안 상호 배려와 존중을 기반으로 한중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내실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당초 예정에 없었던 이날 오찬은 시 주석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이는 중국의 입장에서 유례없는 파격 대우다.

두 정상은 지난 27일 공식 환영식부터 시작해 정상회담과 국빈만찬, 이날 특별오찬까지 모두 7시간 가까이 함께 하며 우의와 신뢰를 다졌다. 또 박 대통령은 한중 현안 외에 시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와 가족관, 가치관 등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친밀감을 쌓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신뢰외교’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중 미래 동반협력 플라자’와 ‘재중 한국인 간담회’에 잇달아 참석해 한중 각국이 추구하는 국정기조의 유사성을 내세우며 기업인들과 재중 한국인들에게 한중관계의 가교 역할을 요청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한국인 간담회에서 “어려운 현실 속에도 한국인의 긍지를 지키면서 다음 세대의 교육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 여러분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국민행복의 실천이라고 생각한다”며 재중 한국인 2세의 우리말과 역사 교육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밖에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취임한 리커창 국무원 총리, 장더장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장과 연쇄회동을 갖고 이들의 취임을 축하하는 한편, 한중 간 실질적 협력과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리 총리와 장 위원장은 각각 중국 내 서열 2위와 3위로, 이번 자리를 통해 박 대통령의 중국 내 위상을 다지는 계기를 만들게 됐다는 평가다.

첫날 안보외교 '북핵 불용' 원칙 도출 성과…29일부터 본격적 문화외교

앞서 박 대통령은 방중 첫날이었던 지난 27일 중국 측의 유례없는 환대를 받으며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에 입성, 시 주석과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을 잇달아 가진 뒤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장예쑤이 외교부 상무 부부장의 영접을 받은 박 대통령은 중국 측의 철통경호 속에 조어대로 이동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핵 불용’이라는 구체적인 원칙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이끌었다. 특히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하고, 협력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상호이해와 상호신뢰 제고 △미래지향적 호혜협력 강화 △평등원칙과 국제규범의 존중 △지역 국제사회의 평화안정과 공동번영 및 인류의 복지 증진에의 기여 등 4대 사항을 양국관계의 발전방향과 원칙으로 제시했다.

또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기 위해 정치 안보 분야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경제 사회 분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양 국민 간 다양한 형태의 교류를 촉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빈번한 상호방문과 상시적 소통 등 다섯 가지 세부 이행계획을 세웠다.

경제 분야에 있어서도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양국 간 경제협력을 무역과 투자 중심에서 첨단기술 정보통신 에너지 환경 금융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고, 한중 FTA(자유무역협정)의 경우 양국의 모든 국민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체결되도록 노력키로 했다.

특히 이날 저녁 진행된 국빈 만찬에서 중국 측은 고 육영수 여사가 좋아하던 ‘고향의 봄’ 합창 공연을 선보이고, 만찬 배경음악으로는 박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직접 불러 화제를 모았던 ‘행복을 주는 사람’ 솔로 연주를 선물했다. 중국 측이 박 대통령 예우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오는 29일 ‘새로운 20년을 향한 한중 양국의 신뢰의 여정’을 주제로 하는 대학연설을 통해 중국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베이징에서 활약 중인 대표적인 우리기업을 시찰한 뒤 현지진출 협력업체 기업인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에는 3천년의 역사를 가진 문화고도(古都) 시안을 방문해 각계 인사들을 만나 우리 정부의 국정기조인 경제부흥과 문화융성 측면에서 한중 양국 간 경제협력을 확대시키고, 양국 간 문화교류를 촉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중국의 주요 유적지도 시찰한다.

안보·경제·신뢰외교에 이어 본격적인 문화외교를 시작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29일 오후부터 30일 오전까지 시안 일정을 소화한 뒤 같은 날 오후 3박 4일 간 방중을 끝내고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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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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