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트리플악셀 달군 ‘자극제 김연아’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입력 2013.02.13 08:39  수정

잠시 접었던 트리플악셀 카드 꺼내들어

강력한 경쟁자 김연아 의식한 행보

아사다 4대륙우승에서 가장 특별한 점은 트리플 악셀의 부활이다.

아사다 마오(23·일본)가 전매특허와도 같은 트리플 악셀과 함께 부활했다.

아사다는 지난 10일 일본 오사카서 막을 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선수권’ 여자 싱글 부문에서 쇼트 프로그램 74.49점·프리 스케이팅 130.96점을 받고 총점 205.45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아사다는 이번 대회에서 지난해 12월 김연아(23)가 약 20개월만의 복귀전인 'NRW 트로피'에서 세운 시즌 최고점(201.61점)을 넘어섰다. 200점을 돌파한 것도 김연아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던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 3년만이다.

일각에서는 4대륙대회에서 얻은 아사다의 점수가 홈 어드밴티지를 의식한 심판들이 정도 이상의 점수를 준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아사다가 ISU 공인 대회에서 시즌 최고점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번 아사다 우승에서 가장 특별한 점은 트리플 악셀의 부활이다.

아사다는 대회 쇼트 프로그램에서 첫 번째 점프를 트리플 악셀로 구사해 이를 성공시켰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연기 초반 트리플 악셀을 시도했다가 착지가 두 발로 이뤄지는 바람에 감점을 당했지만 예전과 같이 엉덩방아를 찧지는 않았다.

트리플 악셀의 감각이 이제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한 연기였다.

작년 12월 러시아 소치에서는 2012-13 피겨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부문별 상위 6명(팀)이 출전하는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가 열렸다.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스케이팅 경기가 벌어지는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였다는 점에서 ‘미리 보는 소치 동계올림픽’으로 불리며 관심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리던 그 시각, 독일에서는 유럽에서 B급 대회에 속하는 NRW트로피가 열렸다. 김연아가 택한 경쟁무대 복귀전이 바로 이 대회에서 치러졌고, 그런 이유로 국내외 수많은 취재진이 치열한 보도경쟁을 벌였다. 그리고 두 대회가 끝났을 때 거의 모든 언론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자 아사다가 아닌 B급 대회우승자 김연아에게 집중됐다.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최강자들이 모두 출전하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그들이 펼친 기량이 1년을 꼬박 쉬고 복귀한 김연아 기량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그런 이유에서 국내외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다음 달 캐나다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와 더 나아가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를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하는 한편, 아사다나 애슐리 와그너(미국)와 같은 정상급 선수들은 2위 그룹을 형성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사다의 경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에 완패한 이후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기량 면에서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듣기도 했다. 라이벌 부재가 초래한 목표상실의 부작용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2008년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2008 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김연아가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그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프리 스케이팅에서 실수를 범하며 대회 우승을 아사다에 넘겨줘야 했다. 아사다는 우승이 확정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김연아가 좋은 자극제가 됐음을 밝혔다.

이는 어찌 보면 승자의 여유 내지 립서비스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넘길 수 있는 말 같았지만 김연아의 경쟁무대 복귀와 함께 빠르게 전성기 기량을 찾아가는 아사다를 지켜보자면 아사다가 거짓말을 했다고 보기도 어려워 보인다.

김연아도 여러 차례 아사다 존재가 오늘날 자신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히곤 했다.

이 같은 입장은 김연아도 마찬가지다. 김연아도 여러 차례 아사다 존재가 오늘날 자신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히곤 했다.

김연아는 이제 또 다시 아사다와의 맞대결을 통해 4년 만에 세계선수권 정상 탈환을 준비 중이다. 이미 올림픽 챔피언이라는 타이틀 등 피겨 그랜드슬래머인 김연아는 한결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나설 수 있는 입장이지만, 도전자 격인 아사다는 아무래도 세계 정상 자리에 오르기 위해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는데 온 힘과 집중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피겨 여자 싱글 부문의 ‘엘 클라시코’라 불릴 만한 김연아와 아사다의 숙명의 맞대결이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엔 또 어떤 드라마틱한 승부가 펼쳐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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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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