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플, 마약같은 존재" 반애플 정서 확산

이광표 기자

입력 2012.10.09 10:42  수정

일본 업체들 애플 하청업체 전락하자 성토 이어져…애플 경계론 대두

도쿄의 애플 매장에서 아이폰5를 구입한 젊은 고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세계 전자업계를 호령하던 일본이 자국 내 대표 기업들이 미국 애플의 하청업체로 전락했다는 지탄의 목소리와 함께 반 애플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9일 일본의 경제전문주간지 '다이아몬드(최근호)' 에 따르면 '일본을 삼키는 애플의 정체'라는 기사를 통해 투철한 장인정신으로 최고 제품을 만들어온 일본 제조업을 일컫는 '모노즈쿠리(物作り)'가 애플의 지배하에 있다고 성토했다.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간판기업을 비롯한 일본 열도의 수많은 전자업체가 애플의 부품 발주 여부에 따라 흥망성쇠가 갈리는 '아이팩토리'가 됐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이 신문은 애플의 부품 대량 구매를 기대하며 생산설비를 확충했다가 도산하게 된 일본 내 전자업체를 예로 들며 애플의 주문으로 공장을 가동하다가 결국 주문이 끊어지면서 쇠퇴하는 일본 내 아이팩토리가 한두 곳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본 내 업체들은 애플이 압도적인 구매 교섭력으로 터무니없이 가격을 다운시켜 부품을 구매하는 데다 설비투자 확대 압박을 받으면서도 언제 거래가 중단될지 모르는 처지에 놓여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에 '올인' 하다시피하는 일본 이동통신회사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도 제기됐다.

일본 월간지 '센타쿠' 10월호는 최근 일본 열도에 상륙한 아이폰5를 이용해 가입자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일본 2위의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이 신문은 소프트뱅크가 무리하게 테더링(스마트폰을 무선모뎀처럼 이용하는 기능)을 추진하는 등 아이폰5 이외의 스마트폰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형태가 정상은 아니라고 질타했다.

이어 "아이폰5는 마약과 같은 존재"라고 한 소프트뱅크 경쟁사 KDDI 간부의 말을 인용하면서 아이폰이 실패하면 소프트뱅크는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센타쿠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3의 판매 호조와 갤럭시노트의 혁신성, 윈도8을 출시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잠재력을 언급하며, '마약(아이폰)'의 효력이 빛을 잃고 있으나 소프트뱅크는 이 같은 조류의 변화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이폰5에 대해서는 '스티브 잡스가 2007년 아이폰을 처음 내놨을 때 태어나서 처음 초콜릿을 먹었을 때처럼 감동적이었으나 이제는 경쟁업체 스마트폰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따분해졌다'고 한 미국 온라인잡지 '와이어드'의 평가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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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기자 (py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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