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연이은 악재…역마살 낀 '아이폰5'?

이광표 기자 (pyo@ebn.co.kr)

입력 2012.09.24 11:32  수정

갖가지 품질논란 가열…하청업체서 대규모 시위 '노동력 착취' 논란

필 실러 애플 수석부사장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바 부에나 센터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아이폰5를 소개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5 출시 직후부터 품질 논란에 휩싸이는가 하면 대규모 노동자 시위까지 발생하는 등 연이은 악재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이폰5가 애플의 발목을 잡는 '악재폰'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폰5를 출시한 직후 해외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지도서비스 오류 및 흠집 발생 등 공통된 불만이 이슈로 부상하며 품질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갈피 못 잡는 지도 등 품질논란…'안테나 게이트' 망령 재현?

애플은 아이폰5를 출시하며 기존에 쓰던 구글 지도 애플리케이션 대신 자체 개발한 새 지도 애플맵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 서비스에서 빈번한 오류가 발생하며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0일(현지시간)자 보도를 통해 "(애플맵으로 보면) 도시 전체가 바다에 빠졌다. 농장은 공항으로 표시됐다. 고속도로는 중간에 사라졌고, 셰익스피어의 생가가 있는 영국 시내 중심 전체를 한 병원이 차지하고 있다"고 묘사했으며, 한 네티즌은 "나는 영국 런던에 사는데 애플맵에서 등교길 경로를 검색했더니 그린란드를 지나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학교로 가라고 알려줬다"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쟁사인 모토로라는 애플이 iOS6 버전부터 구글맵을 빼고 새로 도입한 '애플맵'을 사용하다보면 길을 잃을 수 있다고 조롱하는 지면 광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지도서비스 오류 논란 외에도 아이폰5이 작은 충격에도 흠집이 잘 생긴다는 불만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과거 아이폰4의 수신 불량을 빗대어 나온 말인 '안테나 게이트'의 망령이 '흠집 게이트'로 재현되는 모습이다.

이 밖에도 미국 일부 이통사를 통해 아이폰5를 이용할 경우 하드웨어상의 문제로 인해 데이터와 음성을 동시에 접속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5가 미 이통사 버라이즌과 스프린트에서 음성과 데이터를 동시에 접속시킬 수 없는 문제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음성과 데이터를 동시에 접속할 수 없어 사용자가 전화통화를 하는 중에 사파리 웹브라우저 등의 앱을 통해 데이터를 받기 위해서는 일부러 와이파이를 사용해야만 한다는 의미로 전문가들은 하드웨어상의 결함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이폰5가 출시 직후부터 품질논란이 계속되자 일각에서는 애플이 아이폰5를 하청업체에서 생산하는 만큼 품질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5의 대기 수요가 폭발적인 만큼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 여건을 고랴하지 않고 물량을 무리하게 요구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청업체는 대규모 시위…노동력 착취 논란 '고개'

엎친데 덥친 격으로 아이폰을 생산하는 중국 내 폭스콘 공장에서는 대규모 시위까지 발생하며 애플을 둘러싼 악재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엔가젯, N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에 있는 폭스콘 공장에서 직원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위 현장은 중국의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를 통해 공개됐으며, 공장 주변의 시위 인력과 이를 진압하기 위해 출동한 공안 인력들을 찍은 사진, 동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아직 시위의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공장 직원들이 열악한 노동 환경에 반발해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본사.

앞서 폭스콘 공장 직원들은 근로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여러 차례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폭스콘 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200명이 공장 옥상에 올라가 뛰어내린다며 투신 시위를 벌였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 듯 폭스콘 공장은 최근 한 매체에 의해 최악의 공장으로 꼽히기도 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글로벌 포스트는 힘든 업무와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세계 최악의 직업 7가지'를 소개하며 최악의 직업 1위에 폭스콘 공장 직원을 꼽았다.

이 매체는 "애플 제품을 하청 생산하는 폭스콘 공장에서 2010년부터 현재까지 최소 18명의 노동자가 자살했다"고 설명하며 애플이 아이폰5 출시를 앞두고 일손이 부족해지자 대학생들을 낮은 임금으로 고용해 열악한 근로환경과 노동력 착취라는 오명을 씻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향한 도 넘은 특허공세…비난 여론 '역풍'

이처럼 애플이 아이폰5 출시 직후부터 갖가지 악재를 맞은 상황에서 최근 삼성전자를 상대로 도를 넘어선 특허공세를 멈추지 않으며 비난 여론까지 더해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관할법원인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방법원에 예전 배심원단의 평결 손해배상액 규모가 충분치 않다며 삼성에 7억700만달러의 손해배상금을 더 물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애플·삼성 간 미국 소송 관할 법원인 캘리포니아 북부지법은 지난 8월 말 삼성에 대해 애플 특허 침해 혐의로 10억5200만달러(약 1조220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내라고 평결한 바 있다.

그러나 애플이 이 같은 평결에 만족하지 않고 7억700만달러를 더해 총 17억5900만달러(1조9700억원)를 삼성이 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이 의도적으로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고 인정될 경우 배상금 규모를 늘릴 수 있게 돼 있는 평결 조항을 활용해 추가 손해배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아이폰5 출시 후에도 기대 이하의 평가와 품질 논란 등에 직면하는 등 어려움에 직면하자 특허공세를 통해 삼성전자를 압박하려는 계산이 아니겠나"라며 "미 특허소송에서 애플이 승리한 직후 오히려 비난여론의 역풍을 맞았던 만큼 애플의 공세가 강해질 수록 애플에 대한 여론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데일리안=이광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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