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새둥지’ 카디프…웨일즈 아닌 잉글랜드?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2.07.13 18:10  수정

잉글랜드 시장 규모 감안, 잔류 결정

유로파 리그 출전 자격, 웰시 컵 제한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박지성의 후계자’ 김보경(22·세레소 오사카)이 영국무대에 진출할 전망이다.

김보경의 에이전시 이반스포츠 측은 13일, “김보경이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의 카디프 시티로 이적한다”며 “현재 세레소 오사카와 카디프 시티는 이적료 합의를 마쳤고 현재 최종 사인만 남겨둔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이적료는 250만 파운드(약 44억 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며 연봉은 120만 파운드(약 21억 원)의 다년 계약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현재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에 몸담고 있는 김보경은 런던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카디프 시티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99년 창단한 카디프시티는 잉글랜드가 아닌 웨일즈의 수도 카디프를 연고로 한 유서 깊은 구단이다. 카디프의 영광의 시대는 1920년대 거슬러 올라간다. 카디프 시티는 지난 1927년 FA컵 결승에서 휴이 퍼거슨의 활약에 힘입어 당대 최강이던 아스날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잉글랜드 연고지 외의 팀이 FA컵을 우승한 것은 당시 카디프 시티가 최초이자 마지막이다. 또한 BBC 라디오를 통해 중계된 당시 결승전은 전 세계 최초의 생중계이기도 하다.

이후 카디프 시티는 긴 암흑기에 접어들었고, 1992년 출범한 프리미어리그에도 아직 발을 담그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챔피언십(2부리그) 6위를 차지, 3~6위팀이 펼치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레딩에 덜미를 잡히며 아쉽게 승격의 기회를 놓쳤다.

그렇다면 웨일즈에 위치한 카디프 시티가 어떻게 잉글랜드 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것일까. 카디프 시티의 홈구장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은 분명히 웨일즈의 수도 카디프에 위치하고 있다.

카디프시티는 1899년 창단 당시 리버사이드 AFC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이후 1902년 리버사이드 알비온으로 구단명을 변경했다. 이때까지는 사우스 웨일즈 아마추어리그에 참여했지만 1908년 지금의 카디프 시티로 바꾸며 FA(잉글랜드 축구협회) 산하 3부 리그의 남부리그에 속하게 됐다.

이후 1992년 출범한 웨일즈 축구협회(FAW)는 웨일즈를 연고로 한 카디프와 스완시시티, 렉스햄 등이 웨일스리그로 복귀하길 바랐지만 이들 팀들은 웨일즈 리그보다 훨씬 큰 잉글랜드의 시장 규모를 감안해 잔류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카디프 시티는 웨일즈 축구협회가 주관하는 웰시 컵에 지난 2010-11시즌까지 참가했다. 잉글랜드 리그에서는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지만 웨일즈에서는 달랐다. 카디프 시티는 통산 22회의 우승 횟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렉스햄(23회)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하지만 웨일즈 축구협회는 2011-12시즌을 앞두고 카디프 시티를 비롯해 스완지 시티(EPL), 콜린 베이(북부 컨퍼런스) 등 3개 팀을 웰시컵에서 퇴출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유는 역시 모호한 연고지 때문이었다.

카디프 시티는 지난 2007-08시즌 FA컵 결승에 올랐다. 그러자 잉글랜드 축구협회 측은 카디프 시티가 우승을 차지할 경우, FA컵 우승 팀에 주어지는 UEFA컵(현 유로파리그) 진출을 승인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에 휩싸였다.

당시 FA 측은 “다음 시즌 UEFA컵 진출권은 잉글랜드 연고 클럽으로 제한한다”며 사전 차단했다. 그러자 미쉘 플라티니 UEFA 회장은 “FA의 결정은 상식을 벗어난 행위다. 카디프가 우승하면 UEFA컵 진출을 책임지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카디프 시티는 이 해 결승에서 포츠머스에 0-1로 패해 UEFA컵 진출의 여지를 남기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잠재워진 것은 아니었다. 웨일즈 축구협회는 논의 끝에 잉글랜드 리그에 속한 팀들에 대해 웰시 컵 출전을 제한했다. 웰시 컵 우승 역시 유로파리그 출전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디프 시티는 웨일즈를 연고로 하면서 잉글랜드 FA에 완전히 속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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