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헨더슨 "흑인이자 한국인이라고 당당히…"

박상현 객원기자

입력 2012.02.29 16:32  수정

가장 중요한 가치인 힘과 명예를 한글 문신으로 새겨

판정논란은 이해…어떤 선수와도 맞붙어도 이길 자신

벤 헨더슨이 한국인 어머니와 함께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격투기의 메이저리그로 통하는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에 데뷔한 지 불과 10개월 만에 라이트급 챔피언에 등극한 벤 헨더슨(29)은 '한국인'이었다. 단순히 한국인의 피가 섞여있다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한국인이었다.

지난 26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벌어진 UFC 144에서 프랭키 에드가(31·미국)를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꺾고 라이트급 챔피언을 차지한 헨더슨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CGV 상암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라면서 한국사람, 한국 혈통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살았다"며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웠다고 늘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 친구들이 인종을 물어봤을 때도 흑인인 동시에 한국인이라고 얘기했고 여론조사나 가구조사 때 혈통을 체크하는 난에서도 기타라고 하고 흑인이자 한국인이라고 설명했다"며 "한국인이라고 부끄럽다거나 차별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김치 파워', '김치 파이터'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헨더슨은 "한국인이라면 김치를 당연히 좋아하지 않나. 나와 매우 어울리는 별명"이라며 "끼니마다 김치를 먹었기 때문에 김치와 연관된 별명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글로 힘과 명예라고 문신을 새긴 것에 대한 질문에 헨더슨은 "힘과 명예라는 의미 그대로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새긴 것이다. 언제나 늘 비는 것이 바로 힘과 명예"라며 "오늘날 사회는 힘과 명예, 이 가운데 명예가 많이 결여되어 있다. 명예를 갖고 살아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늘 마음 속에 새기고 살아가고 싶다"고 답했다.

여기에 헨더슨은 태권도에 대한 자부심도 아울러 드러냈다.

헨더슨은 "태권도는 기술적인 것보다도 어렸을 때 육체적인 단련과 정신적인 수련에 도움이 됐다"며 "타격기 기술로는 무에타이를 기본으로 태권도 기술을 섞어 쓴다. 이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당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헨더슨은 자신의 목표가 지상 최고의 파이터가 되는 것이며 어떤 선수와 맞붙어도 상관없다는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헨더슨은 "UFC 챔피언이 되지 못했더라도 늘 목표는 지상 최고의 격투 선수가 되는 것이다. 최고의 파이터 가운데 한 명이 아니라 최강의 파이터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많은 선수들이 내 챔피언 벨트를 노리기 위해 줄을 설 것이다. 내가 도전자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UFC 결정에 따라 싸워야 한다. 나는 누구와도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판정으로 물리쳤던 앤서니 페티스와 맞붙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헨더슨은 "좋은 선수로 존경을 표하긴 하지만 그가 도전장을 던져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페티스에게는 빚이 있기 때문에 특별한 전략 없이 무조건 때려눕히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에드가가 '자신이 이겼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헨더슨은 "사실 챔피언이 판정으로 져 타이틀을 잃게 되면 논쟁이 있기 마련이다. 충분히 그의 마음을 이해한다"며 "도전자가 챔피언을 이기려면 KO로 완벽하게 물리쳐야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격투기는 다르다. 에드가 역시 B.J 펜을 판정으로 꺾고 챔피언에 오르지 않았나"라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한편, 함께 참석한 마크 피셔 UFC 아시아지부 담당 이사는 "한국의 아들이 UFC에서 멋진 활약을 해 기쁘고 자랑스럽다. 헨더슨은 옥타곤 안은 물론이고 밖에서도 챔피언이라고 부를만한 스타이자 신사"라며 "헨더슨이 라이트급 챔피언 타이틀 획득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나면서 한국에서도 UFC가 열릴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 행사에는 피셔 이사를 비롯해 '코리안 좀비' 정찬성도 동석, 헨더슨과 조우했다.[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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