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 전쟁 종료" 트럼프 말에…출렁이던 원·달러 환율 '잠잠'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5.06.24 16:44  수정 2025.06.24 16:52

중동발 훈풍에 환율 숨고르기

안도 속에도 커지는 유가 우려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숙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연합뉴스

하루새 20원 가까이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안정세를 찾았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소식이 전해진 동시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다음달 금리 인하 가능성 시사 발언도 이어지면서 원화 가치 상승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다만 중동의 지정학적 특성상 국제 유가 변동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라, 지속적으로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4.1원 내린 1360.2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3원 떨어진 1369.0원에 개장해 등락을 반복하다 1360원대에 안착했다.


전날만 해도 미국이 중동 분쟁에 개입하면서 원화 값이 하루 만에 20원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의 이란 공격에 이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는 등 전운이 감돌자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가 높아져서다.


이후 이란은 카타르에 주둔하는 미국 군사시설을 공격했지만, 오히려 긴장은 완화됐다. 미국에 사전 통보된 공격이었다는 소식이 보도되면서 사실상 확전 의지는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이란이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현재로서는 휴전에 대한 합의는 없지만, 이스라엘이 공격을 중단하면 대응을 계속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전날 99선 중반에서 움직이던 달러인덱스도 이날 오후 4시경 97선까지 내렸다. 달러인덱스는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한다.


중동 긴장이 완화되면서 국제 유가도 내렸다. 통상 유가가 오르면 달러 수요가 많이 생겨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반대로 유가가 하락하면 원화 값이 오른다.


배럴당 75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는 이날 급락하면서 65달러 부근으로 내렸고, 9월 인도 기준 브렌트유 선물 역시 전날 80달러 부근에서 이날 69달러대까지 내려왔다.


이민혁 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그간의 국제유가 상승이 매우 단기에 그쳤기 때문에 이번 중동 사태가 전세계 물가상승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이라며 "향후 중동 사태가 재발하더라도 국제유가 상승이 단기에 그친다면, 인플레이션 충격은 매우 제한적이거나 일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미 연준 인사들의 7월 금리 인하설 언급도 달러 값을 끌어내리고 있다. 비둘기적 발언이 연속으로 이어지자 달러화 가치에 약세 압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미 연준 이사 중 가장 매파 성향 인물로 꼽히는 미셸 보우먼 연준 부의장은 23일(현지시간) 컨퍼런스 연설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경우 7월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20일(현지사각) "이르면 7월에도 이것(인하)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위원회가 동의하든 하지 않든 이건 내 견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중동 갈등에서 비롯한 불확실성이 지속적으로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언제 다시 전운이 생길지 모르고, 유가 흐름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어서다.


한 금융권 전문가는 "언제 다시 전운이 생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여전할 것이고, 이로 인해 환율 하락 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란은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다시 공습을 이어가면 즉각적인 보복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석유 생산을 많이 하는 중동의 특성상 유가의 불확실성 역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다른 갈등으로 유가가 오르면 한국 경제는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가 상승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부터 내년 4분기까지 배럴당 평균 75달러를 기록하면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15%포인트(p), 내년 성장률은 0.17%p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유가가 85달러일 경우에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0.29%p·0.33%p, 유가 95달러일 경우 각각 0.42%p, 0.49%p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가 등락에 따라 한국 경제가 타격을 많이 받는다"며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역시 안좋은 상황에서 이러한 불확실성이 지속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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