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유치를 향한 강원도 평창의 세 번째 도전이 6일 자정(한국시간) 결말을 보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정병국 장관과 김진선 특임대사, 최문순 강원지사 등 공식 대표단 100명과 지원 인력 및 취재기자단 등 250여명으로 구성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단은 2일 대한항공 전세기 편으로 제12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 도착했다.
IOC는 5일 더반 플레이하우스에서 제123차 총회 개막식을 가진 뒤 6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총회 첫날 평창과 뮌헨(독일), 안시(프랑스)의 프레젠테이션을 최종적으로 받은 뒤 무기명 전자투표로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한다.
2003년 프라하·2007년 과테말라에서의 경험이나 전문가들의 분석, 그리고 많은 보도를 통해 평창이 유치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2차 결선투표를 가지 않고, 1차투표에서 일찌감치 과반수 득표를 이뤄내야 한다는 점을 유치단 측도 잘 알고 있다.
더불어 이번에도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할 경우, 평창이 다시 동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가능성이 사실상 희박해진다는 사실도 잘 인식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마지막 유치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평창유치단의 각오는 비장할 수밖에 없다. 올림픽 무대에서도 흔들림이 없던 '피겨퀸' 김연아(21)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개최지 투표까지 남은 마지막 6시간이 유치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단 현재까지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는 판세는 대부분 평창과 뮌헨이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는 것. 어느 쪽이 이번 유치전에서 승리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셈.소위 전문매체들의 평가조차 시시각각 엇갈리고 있는 데서도 평창과 뮌헨 현재 그야말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올림픽 전문매체인 ‘어라운더링스’는 지난달 7일 2018 동계올림픽 후보도시 비교 경쟁 순위에서 뮌헨(83점)이 선두를 달리던 평창(79점)을 추월, 선두에 나선 것으로 발표했다. 반면, 각종 국제스포츠행사 유치 가능성 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매체인 ´게임즈비즈닷컴´은 1일 평창이 유치지수 66.17을 기록, 독일 뮌헨(65.83)과 프랑스 안시(54.86)를 제치고 선두를 지켰다고 전했다.
당초 동계올림픽 유치 ‘3수’에 나선 평창이 그 동안 축적한 물적 인프라나 지역 사회의 뜨거운 유치열망, 그리고 지난 두 차례 실패에 따른 동정표까지 얻을 수 있다는 게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가능성을 높게 보는 사람들의 분석이었다.
뮌헨 역시 IOC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토마스 바흐 부위원장의 존재가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고, 그 동안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많은 메달을 따내고 신기록을 수립했을 뿐만 아니라 독일 내 동계스포츠를 즐기는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개최지 결정을 나흘 앞둔 지금, 그간의 분석은 큰 의미를 찾기 어려워졌다.
노르웨이 게하르트 하이베르그 IOC 위원은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평창과 뮌헨이 앞서 달리고 있다"며 "모든 IOC 위원들이 프레젠테이션을 고대하고 있다. 또 이들은 아직도 (어느 도시에 표를 던질 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IOC 위원들 사이의 분위기를 전했다. 스위스 데니스 오스왈드 IOC 위원 역시 "뮌헨이 매우 강력한 도전자다. 매우 박빙이다"며 "안시도 나쁘진 않지만 출발이 너무 뒤쳐졌다.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고 판세를 분석했다.
결국, 현재 평창과 뮌헨은 42.195Km의 코스를 달린 끝에 결승점까지 마지막 400m 트랙 한 바퀴만을 남겨두고 마지막 스퍼트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AP통신은 "최근 새롭고 낯선 지역들이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메이저 대회 유치하는 뉴 트렌드는 평창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대형스포츠 이벤트 유치에 관한 최근의 경향을 분석한 AP통신의 보도는 평창유치단에게 큰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이었다.
AP통신은 "최근 새롭고 낯선 지역들이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메이저 대회 유치하는 뉴 트렌드는 평창에 긍정적"이라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2018 러시아월드컵, 2022 카타르월드컵 등이 다 그렇다"고 전했다. 이어 "평창이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다"라며 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에서 최근 트렌드의 수혜자가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실제로 평창 측은 한국이 2022 FIFA 월드컵 유치에 실패하는 과정을 지켜본 이후 남북 평화와 한반도 긴장완화라는 해묵은 유치 명분을 버렸다.
2018 동계올림픽 유치전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아시아의 신흥 동계스포츠 강국인 한국의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 동계스포츠의 저변 확대와 인기 확산, 그리고 동계올림픽 역사에 새 지평을 여는 것임을 홍보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결국, 평창의 이 같은 전략 수정은 뮌헨과 분명한 차별적 비교우위를 갖는 중요한 터닝포인트였고, 평창이 내세운 새로운 유치 명분은 IOC 위원들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는 순기능적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평창이 과거의 유치 실패 경험으로 얻은 교훈과 이를 바탕으로 수립한 유치전략, 그리고 최근 대형 스포츠 행사 유치전에서 나타난 새 트렌드에 힘입어 아시아 국가로서 동계스포츠 역사에 새 지평을 여는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