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가사 대폭적인 ‘수정·보완’ 캐딜락도 첫 등장
스토리 논쟁 불구 ‘웅장한 무대-뮤지컬 넘버’ 돋보여
2006년 한국 초연 당시 25만 관객들을 동원하며 화제를 뿌렸던 뮤지컬 <미스 사이공>이 4년 만에 다시 관객 앞에 섰다.
초연 당시 옥에 티로 꼽히던 가사전달의 부자연스러움은 대폭 수정·보완됐고, 제반 여건으로 인해 오르지 못했던 캐딜락도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뮤지컬 <미스 사이공>은 운명적인 만남과 헤어짐, 아이를 향한 애끓는 모성과 살인, 그리고 자살로 이어지는 드라마틱한 러브스토리를 다룬 작품. 그러나 민감한 소재로 인해 ‘세계 4대 뮤지컬’ 중 가장 찬반 논쟁이 팽팽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 또한 스토리에 대한 논란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부모를 잃은 17살 소녀 킴과 전쟁의 가해자인 미군 병사가 첫 눈에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고, 훗날 베트남 여성을 농락했던 미군이 베트남 2세를 구제하자며 영웅 행세를 하는 모습은 실소를 자아낸다.
속물이나 다름없는 엔지니어가 시종일관 ‘아메리칸 드림’을 외치는 장면도 관객들에 따라선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뮤지컬 <미스 사이공>이 가진 매력을 부인할 순 없다. 전쟁이라는 극한의 고통 속에서 두 남녀의 사랑과 비극은 상투적이지만 유효하며 세계 최고수준의 웅장한 무대와 중독성 강한 뮤지컬 넘버는 관객들의 흥미를 끌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번 무대에서도 배우들의 격정적인 감정 선을 타고 흐르는 음악과 무대는 역동적이고 파워가 넘쳤다.
특히 미군의 베트남 탈출 장면은 이 작품에서 단연 돋보이는 장면. 개막 전부터 관객들의 기대를 모았던 3D 영상의 헬기 장면과 대사관에서 철창을 사이에 둔 킴과 크리스의 모습은 압권이었다.
또한, 송스루 형식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넘버들은 관객들을 순식간에 극에 몰입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다만, 공연장의 좌석에 따라 음향의 크기가 들쑥날쑥해 배우의 대사가 온전히 전달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 때문에 조금만 집중력을 잃어도 극의 흐름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한편, 4년 전 캐스팅 중 대다수가 이번 공연에서도 참여한 만큼 배우들의 연기는 안정적이었다. ‘크리스’ 역의 이건명은 초반 다소 불안해 보였지만, 공연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점차 집중력을 되찾으며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고, 새롭게 킴으로 합류한 임혜영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뮤지컬계 캐스팅 1순위로 꼽히는 김우형과 김선영, 엔지니어 역의 이정열의 안정된 연기도 <미스 사이공>의 완성도를 높인다.
뮤지컬 <미스 사이공>은 다음달 4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펼쳐지며, 이후 성남아트센터(4월 16일~5월 1일)와 충무아트홀 대극장(5월 14일~9월 12일)에서 계속 공연된다. [데일리안 문화 = 이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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