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보스니아 출신 공격수 에딘 제코(23·볼프스부르크) 영입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 축구팬들의 이목을 끌어당겼다.
맨유 마이크 펠란 수석코치는 6일(이하 현지시간) < AFP 통신 >을 통해 “제코를 영입하려는 팀들이 있다. 맨유도 그 중 한 팀”이라면서 “제코는 제공권에 기술이 좋은 선수라 프리미어리그에 적합하다. 키도 크고 주력도 빼어나 (퍼거슨 감독도)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A매치 23경기에 출전해 14골을 터뜨린 제코는 지난 9월 ‘2009-10 UEFA 챔피언스리그’ 맨유 원정에서 선제골을 작렬,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박지성 출장이 예상되는 9일 챔피언스리그 32강 맨유전에 다시 출격할 예정이다.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위건 시절 맨유전에서 위협적인 활약을 펼치며 퍼거슨 감독 눈도장을 받은 것처럼, 제코도 그런 케이스가 될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현 시점에서 제코의 맨유 이적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스날이 제코를 영입하기에는 높은 이적료를 감당하기 부담스럽고, 맨시티는 ´아데바요르-테베즈´ 투톱에 산타크루즈-벨라미 같은 백업 공격수들이 버티고 있어 주전 확보가 쉽지 않다. 하지만 맨유는 다르다. 웨인 루니를 제외하면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썩 좋지 못한 데다 챔피언스리그와 칼링컵 등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는 만큼 두각을 나타낼 기회도 많다.
최근 아뎀 랴지치와의 계약을 포기한 것도 제코 영입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올 시즌 발렌시아-오베르탕 같은 새로운 윙어들이 팀 전력의 활력소가 됐고, 라이언 긱스가 회춘 모드를 나타내면서 이들과 포지션이 겹치는 랴지치를 포기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게다가 내년 1월 이적시장을 통해 공격수 영입 쪽으로 선회한 맨유가 물망에 올랐던 다비드 비야(발렌시아)도 이적료 문제가 겹치자 제코 쪽으로 더 마음을 굳혀가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처럼 맨유가 제코를 영입하려는 것은 공격력 보강을 위해서다. 맨유에 루니 이외에는 확실하게 골을 터뜨릴 공격 자원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는 골보다는 패스 메이커로서 진가를 드러냈지만, 최근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 마이클 오언 역시 심한 기복을 드러내며 꾸준한 골감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팀의 No.4 공격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페데리코 마케다는 성장세가 둔화됐다.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컵을 들기 위해 루니와 함께 팀의 공격을 마무리해줄 골잡이가 절실한 상황이다.
제코는 전형적인 골잡이다.
로테이션 멤버였던 2007-08시즌 28경기에서 8골 6도움을 기록, 많은 공격 포인트를 쌓더니 다음 시즌 33경기에서 30골 6도움을 올리며 팀의 사상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22경기에서는 11골 7도움을, 챔피언스리그 5경기에서는 3골 넣으며 골잡이로서의 위용을 뽐냈다. 확실한 골잡이가 필요한 맨유로서는 제코에 눈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제코의 스타일은 루니-베르바토프 투톱의 약점을 걷어낼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루니-베르바토프는 모두 쉐도우 성향이라 서로의 동선이 겹치는 약점을 안고 있다.
이것은 맨유의 공격 마무리가 떨어지는 문제로 나타나면서 골을 넣을 수 있는 확실한 상황에서 골문을 가르지 못하는 아쉬움으로 이어졌다. 제코가 맨유로 이적해 타겟맨을 맡으면, 루니가 쉐도우 공간에서 역량을 한껏 뽐낼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제코는 공중볼에도 능하다.
신장은 182cm지만 공을 따내는 능력은 190cm 이상의 장신 공격수 못지않게 탁월하다.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들과 공중볼 경합을 하면서 후방 공격옵션들에게 볼을 떨어뜨려주는 것에도 장점이 있다. 188cm의 베르바토프는 지난 시즌 그 역할에 적응하는데 실패했고, 178cm의 루니는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제코가 두 명의 맨유 공격수들에게 없는 장점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연 맨유가 특급 골잡이를 긴급 수혈하며 공격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제코 영입작업에 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데일리안 = 이상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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