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추첨]메시·테베스·아구에로 신선한 방어책 절실
마스체라노 중심의 압박 견디고 가고 등 공격권 사전 차단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32강 조별리그 편성이 완료됐다.
한국은 5일(이하 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0 FIFA 남아공월드컵’ 조추첨에서 B조에 배정, 내년 6월 12일 그리스(피파랭킹 12위)와 첫 경기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피파랭킹 8위)-나이지리아(피파랭킹 22위)와 16강행 티켓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우려했던 ‘죽음의 조’는 피했지만 그렇다고 만만한 상대도 없다. 톱시드 아르헨티나와는 힘겨운 사투가 예상되고 그리스, 나이지리아와는 접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라도나호' 아르헨티나
B조에 속한 상대 가운데 한국(피파랭킹 52위)에게 가장 힘겨운 상대는 역시 내년 6월 17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맞닥뜨릴 아르헨티나다. 월드컵 2회 우승(1978, 1986)을 자랑하는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 참가로 총 15번째 출전이자, 10연속 본선 진출에 오른 전통의 강호다.
그러나 남미예선에서는 8승4무6패(23득점/20실점)로 4위에 그치며 간신히 월드컵행 티켓을 잡았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경기당 1.28득점/1.11실점의 내용은 아르헨티나의 명성이나 전력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저조한 수치다.
지난해 10월 부임한 디에고 마라도나(49)는 4-4-2와 4-3-3 대형을 혼용했지만, 지역예선 4승4패(10득점/13실점)로 시원치 않았다. 지역예선 경기당 1.25득점 1.63실점의 기록은 남미예선 전체 18경기 평균과 비교해도 득점은 97.66%에 그치고 실점은 147%나 많다.
마라도나 감독은 현역시절 월드컵 4회(우승·준우승 각1회) 출전하면서 1986 멕시코월드컵 최우수선수, 2000년 국제축구연맹(FIFA) 팬 투표 선정 20세기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하는 등 축구 역사상 최고 스타 중 하나다.
지휘봉을 잡고 나서는 이번 대회에서 남미예선의 ‘굴욕’을 떨칠 만한 압도적인 성적을 요구받을 정도로 ‘경질론’에도 시달리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지역예선 도중 감독이 교체된 데다 고전까지 겹치며 지역예선을 뛴 선수가 무려 50명에 이를 정도의 혼란을 겪었다. 1,000분 이상 출전자는 5명에 불과했다. 따라서 본선까지 조직력을 가다듬어 우승후보의 면모를 갖출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지역예선에서 중용하지 않은 유능한 선수에게도 힘을 실어주는 등 준비 시간이 짧은 만큼 개인능력을 기준으로 팀을 신속하게 개편한다면, 한국으로서는 넘기 힘든 벽이다.
스피드와 기술을 겸비한 메시·테베스·아구에로 3인방의 공격은 뒷공간을 주지 않는다는 상투적인 방책으로만 상대하긴 버겁다. 중원에서는 마스체라노로 대표되는 압박을 견디면서 가고 등의 기술적인 공격권 유지를 견제해야 한다.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협력수비로 지연하거나 미드필더 볼 소유 쟁탈전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결국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한다. 점유율의 열세는 불가항력일지 몰라도 이동거리마저 부족하다면 승점 1점도 따내기 어렵다.
메시-테베즈 등 주요 선수
아르헨티나에는 유럽 빅리그를 대표하는 클럽을 이끄는 공격수들부터 즐비하다.
FC바르셀로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22·169cm)는 올해 유럽리그 최우수선수(발롱도르)로 선정,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2005년 U-20 월드컵 우승과 득점왕(7경기 6골)·최우수선수를 석권한 것은 물론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5경기 2골)까지 고국에 선사한 핵심 자원이다.
아르헨티나의 유일한 지역예선 전 경기 출전선수로 최다시간인 1606분(경기당 89.2분)을 뛰며 4골을 터뜨렸다. A매치 41경기 13골. 이번 대회에서 2006월드컵 3경기 무득점의 부진을 떨치겠다는 각오도 비장하기까지 하다.
박지성과 맨유에서 활동했던 현 맨체스터 시티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스(25·173cm)는 2004 아테네올림픽 금메달과 득점왕을 석권한 데 이어 남미 최우수선수 3회(2003-05)에 빛나는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처진 공격수로 지역예선 12경기 750분(경기당 62.5분)을 뛰며 1골을 넣었지만, 퇴장 2회(팀 내 최다)와 경고 2회를 받는 등 감정 조절에 실패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A매치 51경기 8골. 2006 독일월드컵에도 출전한 바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21·172cm)는 2007년 U-20 월드컵 득점왕과 최우수선수, FIFA 선정 최우수청소년을 휩쓴데 이어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역예선 12경기 693분(경기당 57.75분)을 뛰며 4골을 기록, 출전시간 대비 득점 1위에 올랐다. A매치 20경기 7골.
미드필드진의 면면도 화려하기 그지없다.
리버풀FC 미드필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25·170cm)는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하나이자 현 대표팀 주장이다. 올림픽 축구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 2회(2004/2008) 경험자이기도 하다.
지역예선 16경기 1,413분(경기당 88.31분)을 뛰며 경고 5회로 데미첼리스와 함께 1위에 올랐다. A매치 55경기 2골. 2006 독일월드컵에도 참가한 바 있다.
2001년 남미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던 보카 후니오르스 미드필더 후안 리켈메(31·182cm)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패스와 경기 완급 조절에 능하다. 그러나 마라도나 부임 후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자진 불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지역예선 9경기 785분(경기당 87.22분)으로 출전시간 6위에 올라있고, 4골이나 터뜨려 득점 공동 1위다. A매치 54경기 18골. 2006 독일월드컵에 참가했고 남미선수권 본선 2회(2007년 2위 포함), 2005년 대륙간컵 준우승과 최우수선수 2위를 경험했다.
레알 마드리드 미드필더 페르난도 가고(23·177cm)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지역예선 12경기 770분(경기당 64.17분)을 뛰며 경고 3회를 받았다. A매치 28경기를 뛴 그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도 힘을 보탰다.
수비라인에도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잔뜩 포진해있다.
인터밀란 수비수 하비에르 사네티(36·178cm)는 아르헨티나 A매치 최다출전자이자, FIFA 100주년 기념 위대한 생존선수 125인에 선정된 ‘살아있는 전설’이다.
월드컵 본선 2회, 남미선수권 본선 4회, 1996 애틀랜타올림픽과 2005년 대륙간컵에 출전한 바 있다. A매치 136경기 5골. 오른쪽 수비수와 미드필더로 뛸 수 있다. 지역예선 16경기 1,394분(경기당 87.13분)을 소화하면서도 경고는 단 1회뿐이었다.
올림피크 마르세유 수비수 가브리엘 에인세(31·179cm)는 왼쪽/중앙 수비수로 지역예선 14경기 1,208분(경기당 86.29분)을 뛰며 경고 2회를 받았다. A매치 61경기 2골.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마르틴 데미첼리스(28·184cm)는 지역예선 14경기 1,193분(경기당 85.21분) 동안 경고 5회로 이 부문 공동 1위다. A매치 20경기 1골.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한다. [데일리안 = 강대호 객원기자]
남아공월드컵 조추첨 결과
A조 - 남아공 멕시코 우루과이 프랑스
B조 -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대한민국 그리스
C조 - 잉글랜드 미국 알제리 슬로바키아
D조 - 독일 호주 세르비아 가나
E조 - 네덜란드 덴마크 일본 카메룬
F조 - 이탈리아 파라과이 뉴질랜드 슬로바키아
G조 - 브라질 북한 코트디부아르 포르투갈(죽음의 조)
H조 - 스페인 온두라스 칠레 스위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