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10점 차 패 설욕’ 여자핸드볼, 일본 꺾고 8년 만에 금메달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9.27 20:14  수정 2026.09.2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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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핸드볼 금메달. ⓒ 연합뉴스

3년 전 일본 앞에서 고개를 숙였던 한국 여자핸드볼이 이번에는 일본 안방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이계청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이나자와 엔트리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풀리그 최종전에서 일본을 27-23으로 제압했다.


이번 대회 여자 핸드볼은 7개국이 한 차례씩 맞붙는 풀리그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실상 금메달을 놓고 벌인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은 개최국 일본을 상대로 초반부터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고, 결국 6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확정했다.


한국 여자 핸드볼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한 것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통산 우승 횟수는 8회로 늘었다. 여자 핸드볼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1990년 이후 한국은 이번 대회 전까지 7차례 정상에 올랐지만, 2022 항저우 대회에서는 일본에 19-29로 완패하며 금메달을 내줬다.


이번에는 달랐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일본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한국은 초반부터 강한 수비를 앞세워 일본의 공격을 묶었다. 권한나와 류은희가 차례로 득점을 올렸고 김보은도 돌파로 힘을 보태며 7-5 리드를 잡았다.


일본의 반격에 7-7 동점을 허용했지만 한국은 곧바로 흐름을 되찾았다. 김보은의 득점에 이어 골키퍼 박새영까지 상대의 빈 골문을 정확하게 겨냥하며 득점에 가세, 9-7로 다시 앞섰다.


수비가 살아나면서 공격도 속도를 냈다. 일본의 패스를 끊은 뒤 빠르게 속공으로 전환했고, 류은희의 돌파와 권한나의 7m 스로 득점이 이어지며 점수 차를 14-10까지 벌렸다.


전반 공격을 이끈 것은 베테랑 듀오였다. 류은희가 5골, 권한나가 4골을 책임지며 전반에만 9골을 합작했다. 특히 두 선수는 각각 36세로 대표팀의 맏언니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직접 득점을 만들어내며 일본 수비를 흔들었다.


여자핸드볼 금메달. ⓒ 연합뉴스

한국은 전반을 16-12로 앞선 채 마쳤다.


후반에도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김민서가 페널티 스로를 성공시킨 데 이어 빠른 가로채기로 추가 득점을 만들면서 한국은 19-14까지 달아났다.


위기도 있었다. 21-18로 앞선 상황에서 후반 종료 약 17분을 남기고 류은희가 2분 퇴장을 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였다. 하지만 한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박새영의 연이은 선방과 선수들의 협력 수비가 맞물리면서 일본에 추가 득점을 허용하지 않고 고비를 넘겼다.


골문을 지킨 박새영의 활약은 결정적이었다. 박새영은 전반 7차례, 후반 5차례 등 모두 12개의 슛을 막아냈다. 방어율은 41%에 달했다.


후반 중반에는 정진희도 힘을 보탰다. 정진희가 일본의 페널티 스로를 막아낸 뒤 전지연의 오른쪽 사이드 슛과 김보은의 돌파 득점이 연이어 나오면서 한국은 종료 10분 전 23-18로 달아났다.


일본이 마지막까지 추격의 끈을 놓지 않으며 24-22까지 따라붙었지만 한국에는 박새영이 있었다. 결정적인 순간 선방으로 일본의 흐름을 끊었고, 종료 약 3분 전에는 주장 권한나가 직접 돌파해 득점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스코어는 27-23. 한국 선수들은 경기 종료 직후 코트 한가운데 모여 원을 그리며 기쁨을 나눴고, 태극기를 펼쳐 들고 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자축했다.


한국은 2022 항저우 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10점 차로 무릎을 꿇으며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의 최강자라는 지위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다시 일본과 만난 이번 대회에서 4점 차 승리를 거두며 당시 패배를 직접 설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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