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역 일대 상권 침체·전통시장 활력 저하…주거개발만으로 지역경제 회복 어려워
재개발·재건축 이후 ‘누가 소비하고 일할 것인가’…상권·청년·일자리 대책 마련 시급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학익지구에 조성되고 있는 시티오씨엘 조감도 ⓒ 디씨알이 제공
인천 미추홀구가 대규모 재개발·재건축과 도시개발을 통해 주거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지역경제 회복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18일 인천시와 미추홀구에 따르면 새 아파트가 들어서고 인구가 유입되더라도 이 지역에서 소비하고 일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주거 기능만 강화된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주안역을 중심으로 한 기존 상권은 과거 미추홀구의 대표적인 중심 상권이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활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라인 소비 확대와 상권의 외곽 분산, 대형 상업시설과 신흥 상권의 등장 등이 맞물리면서 원도심 상인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전통시장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시장을 찾는 소비층이 고령화되고 젊은 세대의 이용률이 낮아지면서 단순히 시설을 정비하는 것만으로는 상권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숭의동 주민 김 모씨(56)는 “아파트가 새로 들어와도 주변에서 돈을 쓸 곳이 없으면 결국 다른 지역으로 나가 소비하게 된다”며 “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사람들이 머물고 소비할 수 있는 상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용현 5동에 거주하는 한모씨(65)는 “예전에는 주안역에 가면 사람도 많고 상점도 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예전 같지 않다”며 “건물을 새로 짓는 것보다 지역에 사람이 머물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상권의 쇠퇴가 단순히 상인들의 매출 감소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권이 무너지면 빈 점포가 늘고 건물 가치가 떨어지며 유동인구가 감소한다.
다시 소비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결국 원도심 전체의 도시 경쟁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미추홀구가 주거 중심의 개발에서 벗어나 **‘일자리와 소비가 함께 만들어지는 도시’**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청년층을 지역에 붙잡아 둘 수 있는 일자리와 창업 기반도 중요하다. 주거지만 공급하고 일자리는 다른 지역에서 찾도록 한다면 청년과 생산인구가 지역에 정착하기 어렵다.
주안·도화·용현·학익 일대의 개발사업을 개별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기존 상권과 산업·업무 기능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큰 그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미추홀구의 재정 여건도 넘어야 할 산이다.
대규모 도시개발과 생활SOC 확충에는 상당한 재원이 필요하지만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재정 여력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인천시와 정부의 지원을 얼마나 전략적으로 끌어오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개발이 끝난 이후다.
재개발·재건축으로 수천 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해서 원도심 경제가 저절로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신규 아파트 주민들이 지역에서 소비하고,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지 않고, 기존 상인들이 새로운 소비층과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안역 등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한 특화거리 조성, 전통시장과 신흥 상권의 연계, 청년 창업공간 확대,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 지역 기업과 상권을 연결하는 정책 등이 종합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무엇보다 행정이 단순히 ‘사업을 했다’는 실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사업 이후 실제 유동인구가 얼마나 늘었는지, 상권 매출이 증가했는지, 빈 점포가 줄었는지, 청년과 기업이 지역에 정착했는지 등 구체적인 성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미추홀구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그리고 사람이 머물려면 일자리가 있어야 하고, 일자리가 생기려면 기업과 상권이 살아야 한다.
재개발로 도시의 외형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원도심의 미래를 바꿀 수 없다.
데일리안이 이번 1·2회 기획에서 지적한 재개발과 교통 문제에 이어 이제 미추홀구가 답해야 할 질문은 명확하다.
“새 아파트가 들어선 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어디서 일하고, 어디에서 소비하며, 왜 이 지역에 계속 머물 것인가.”
주거 공급 중심의 도시개발을 넘어 일자리와 상권, 문화와 소비가 함께 돌아가는 경제 생태계를 만들지 못한다면 미추홀구의 원도심 활성화는 또다시 ‘개발계획’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미추홀구가 풀어야 할 마지막 과제는 결국 ‘건물을 새로 짓는 도시’에서 ‘사람과 돈이 다시 모이는 도시’로의 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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