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계봉 HD한국조선해양 AI개발실장, 스마트 야드 전략 제시
2030년 생산성 30% 향상 및 선박 건조 기간 30% 단축 목표
용접 넘어 도장·물류로 확대, 노하우 데이터화·노사 공감대 강조
장계봉 HD한국조선해양 AI개발실 실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 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6 데일리안 글로벌 경제산업 비전 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중국이 아무리 데이터 팩토리를 한다고 하더라도 조선소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노하우를 생성해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장계봉 HD한국조선해양 AI개발실 실장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 빌딩에서 열린 ‘2026 글로벌 경제산업 비전 포럼’에서 ‘숙련공의 노하우’를 조선업의 인공지능(AI) 경쟁력을 높일 핵심 자산으로 꼽았다.
이날 ‘스마트 야드와 조선 피지컬 AI’를 주제로 발표한 장 실장은 조선업의 전환을 이끄는 요인으로 숙련 인력 부족과 데이터 단절, 야드 운영 방식의 변화를 제시했다. 향후 10년 내 조선소 현장 인력의 30% 가량이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숙련공의 노하우를 데이터로 남기고, 로봇이 이를 재현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는 것이다.
HD현대는 2030년 지능형 자율운영 조선소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2021~2023년에는 현장 상황을 데이터로 가시화하는 ‘눈에 보이는 조선소’ 단계를 마쳤고, 올해까지 데이터를 연결해 예측·최적화하는 단계를 진행한다. 이후 AI가 판단하고 로봇이 실행하는 운영 체계를 구축해 생산성을 30% 높이고, 선박 건조 기간을 30% 단축한다는 목표다.
장 실장은 “기존에는 공정 단위의 최적화나 그 안에서 효율을 찾았다면 앞으로는 전체 야드의 운영 관점에서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단일 공정이 아니라 전체 공정을 어떻게 최적화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기반으로 독일의 산업 기술 기업 지멘스와 협력하는 디지털 제조 체계를 소개했다. 설계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으고 가상 공간에서 공정을 검증한 뒤 실제 생산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장 실장은 “단일 플랫폼으로 설계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데이터를 가지고 짓기 전에 검증하고 검증된 대로 공정을 수행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설계 데이터에 작업자의 숙련도와 현장 변수까지 반영하는 것도 과제다. 블록을 조립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작업자의 숙련도와 투입 인원, 기상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장 실장은 “작업자가 이 작업을 어떻게 하는지, 왜 그렇게 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들이 연결돼야 전체 시뮬레이션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용접 자동화는 숙련공의 노하우를 로봇에 적용한 직접적인 사례다. HD현대의 패널·소조·대조 공장에서는 AI 용접 로봇 90여 대가 상시 가동되고 있다. 숙련 용접공의 작업 노하우를 데이터화해 로봇에 적용하면서 용접 결함은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고, 생산효율은 15~20% 향상됐다. 블록 1개 건조 기간도 6일에서 5일로 단축됐다.
HD현대는 용접과 도장, 곡성형, 물류 등 병목이 큰 공정부터 적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자재가 필요한 시점과 운송 시간을 예측하고 공급 흐름을 연결해 물량 배치도 최적화한다. 장 실장은 “그동안 경험치에 의해서 했던 것들을 전체 데이터로 연결해 하나의 흐름으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야드 자체를 수출 가능한 제품으로 만드는 구상도 제시했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과 조선 특화 AI 기술 내재화를 병행하고, 검증된 운영 체계를 다른 야드로 확산해 조선소 구축 패키지 수출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장 확산을 위해서는 데이터 표준화와 작업자 개인정보 보호, 노사 간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 조선소는 규모가 크고 환경 변수가 다양해 이미 개발된 기술도 현장에 맞게 바꿔야 한다. 이에 HD현대는 연구원들이 현업과 밀착해 작업자의 고충을 해결하고, 현장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비하고 있다.
장 실장은 “현장에 계신 분들이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편해졌다고 느끼고, 그 체감이 동기부여가 돼 자발적 참여로 이어져야 한다”며 “데이터 수집이 가속화되고 AI 성능이 향상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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