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다 까먹은 기업도 보증 팍팍…"신보 '옥석 가리기' 시급"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9.14 11:55  수정 2026.09.1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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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갚아준 돈 2년 새 2배 껑충

"부실기업 연명 수단 안 돼"

올해 8월 기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 가운데 신보의 보증을 받고 있는 기업은 6504곳, 보증금액은 2조9488억원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거나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부실기업에 신용보증기금이 수조원대 보증을 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책금융이 '좀비기업'의 연명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 가운데 신보의 보증을 받고 있는 기업은 6504곳, 보증금액은 2조9488억원으로 집계됐다.


3년 연속 영업손실 기업에 대한 보증금액은 2022년 2조6041억원에서 2023년 2조7399억원, 2024년 3조624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도 3조348억원을 기록했다.


기업 수는 감소했지만 보증 규모는 오히려 늘어났다.


기업 수는 2022년 7821곳에서 지난달 6504곳으로 16.8%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보증금액은 오히려 13.2% 증가했다.


장기 적자기업인 5년 연속 영업손실 기업에 대한 보증은 증가세가 더욱 뚜렷했다.


보증금액은 2022년 9393억원에서 지난해 1조3979억원으로 늘었고, 지난달에는 2654개 기업에 1조4161억원으로 지난해 말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2022년과 비교하면 5년 연속 영업손실 기업 수는 8.0% 늘어난 반면, 보증금액은 50.8% 급증했다.


신보가 보증 중인 기업의 재무상태에서도 위험 신호가 나타났다.


지난달 기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은 9256곳으로, 이들 기업에 대한 보증잔액만 4조3216억원에 달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들 기업에 대한 보증잔액은 2022년 3조6007억원에서 지난해 4조5253억원으로 증가했다.


완전자본잠식 기업에 대한 보증도 상당한 규모였다.


지난달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기업 가운데 신보의 보증을 받고 있는 기업은 8893곳, 보증잔액은 2조5559억원에 달했다.


특히 완전자본잠식 상태임에도 신규 보증을 받거나 기존 보증이 연장된 기업의 보증잔액은 약 1조9059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본을 모두 소진해 부채가 자산을 넘어선 기업에 대해서도 상당 규모의 정책보증이 신규 공급되거나 연장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장기 한계기업에 대한 보증이 부실로 이어질 경우 결국 신보의 대위변제 부담으로 전이된다는 점이다.


신보의 일반 신용보증 대위변제액은 2022년 1조1509억원에서 지난해 2조4362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대위변제율 역시 같은 기간 1.9%에서 3.8%로 두 배 뛰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문가들은 회생 가능성과 상환능력에 따른 보다 정교한 보증 심사와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부실 위험이 높은 기업에 보증이 반복적으로 연장될 경우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신보의 대위변제와 손실을 키울 수 있어서다.


박 의원은 "어려운 기업의 재기를 돕는 것과 회생 가능성을 따지지 않은 채 정책금융으로 부실을 연명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보증을 반복하다 부실이 터지면 신보가 대신 갚고,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오는 만큼, 한계기업 보증의 옥석을 제대로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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