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과세⑥] 거래내역은 뿔뿔이…계산은 ‘총평균법’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9.08 15:18  수정 2026.09.0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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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개인지갑 내역 모아 평균단가 산출

자료 연계 미흡 땐 계산·증빙 부담 투자자 몫

가상자산 과세가 내년 시행되지만 거래소·개인지갑 간 자료 연계와 자동 계산 체계가 미흡해 투자자의 신고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1300만 코인족이 맞닥뜨릴 가상자산 과세 시행이 넉 달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부터 기본공제 250만원을 넘는 투자소득에 22%의 세금이 부과되지만, 손실 반영과 스테이킹·에어드롭 등의 세부 기준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세 차례 미뤄진 코인 과세의 쟁점과 향방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가상자산 과세 시행이 다가오면서 투자자의 신고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에 흩어진 거래내역을 확인·보완하고, 취득가액도 투자자별 ‘총평균법’에 따라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거래자료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만, 거래소 간 취득가액 정보와 해외 거래소·개인지갑의 거래내역이 제대로 연계되지 않으면 투자자가 직접 소득을 계산하고 관련 자료를 증빙해야 할 수 있다.


8일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2027년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얻은 연간 소득 가운데 기본공제 250만원을 넘는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금이 부과된다.


가상자산 소득은 분리과세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며, 투자자는 2027년 한 해의 손익을 합산해 2028년 5월 신고·납부해야 한다.


거래소 달라도 ‘한 사람’ 기준으로 계산


문제는 세금을 계산하는 과정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은 가상자산 양도로 발생한 기타소득금액을 산출할 때 거주자별로 총평균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총평균법은 가상자산별로 연초 보유분의 취득가액과 해당 연도에 새로 취득한 물량의 취득가액을 모두 더한 뒤 이를 전체 수량으로 나눠 평균 취득단가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가령 투자자가 연초에 7000만원에 취득한 비트코인 1개를 보유하고 있다가 같은 해 다른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1개를 9000만원에 추가로 샀다면 평균 취득단가는 8000만원이 된다.


매수할 때마다 평균단가를 다시 계산하는 이동평균법과 달리 총평균법은 해당 연도의 취득분 전체를 반영한다.


이에 연말이 지나야 그해 양도분에 적용할 최종 평균 취득단가와 소득을 확정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계산 단위가 거래소나 지갑별이 아닌 ‘거주자별’이라는 점이 부담을 키운다.


한 투자자가 업비트와 빗썸, 해외 거래소에서 각각 비트코인을 매수했다면 거래소별 취득수량과 취득가액을 모두 합쳐 하나의 평균단가를 산출해야 한다.


개인지갑을 이용했다면 거래 흐름을 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자신이 보유한 거래소 계정에서 본인 개인지갑으로 코인을 옮기는 행위는 소유권이 바뀌지 않으므로 일반적으로 양도로 보기 어렵다.


다만 개인지갑을 거쳐 다른 거래소에서 매도했다면 최초 매입가격과 이후 이동 내역을 연결해 취득가액을 확인해야 할 수 있다.


해외 거래소나 탈중앙화금융(디파이)을 이용한 투자자는 계산이 더욱 복잡해진다.


거래 당시 수량과 원화 환산가액, 수수료, 지갑 간 이동 내역 등을 직접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식은 계좌에서 계산…코인은 자료 ‘조각조각’


거래소 한 곳이 투자자의 전체 취득가액을 대신 계산하는 것도 쉽지 않다.


개별 거래소는 이용자가 다른 국내외 거래소에서 같은 가상자산을 언제, 얼마에 취득했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인지갑으로 출금한 이후 해당 자산이 어디에서 처분됐는지도 확인하기 힘들다.


결국 거래소 간 자료를 잇는 통합 체계가 없다면 투자자가 조각난 거래내역을 일일이 맞춰야 한다.


이용하는 거래소와 지갑이 많을수록 세금 계산을 위해 확인해야 할 자료도 늘어나는 셈이다.


주식과 비교하면 취득가액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차이가 난다.


주식은 증권사가 자체 계좌에 축적된 거래자료를 바탕으로 취득가액과 양도차익 계산을 지원한다.


해외주식도 증권사가 선입선출법이나 이동평균법 등으로 계산한 자료를 제공하거나 신고대행 서비스를 운영한다.


여러 증권사를 이용하면 투자자가 각 회사의 손익을 합쳐 신고해야 하지만 계좌별 취득가액과 거래내역은 증권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반면 가상자산은 거래소 한 곳이 제공한 자료만으로 투자자별 총평균 취득가액을 완성하기 어렵다.


다른 거래소에서 취득한 물량은 물론 개인지갑을 거친 자산의 최초 취득가액까지 함께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취득가 모르면 50% 인정…모두 적용되진 않아


취득가액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를 위한 예외 규정도 마련돼 있다.


소득세법은 2027년 1월 1일 이후 취득한 가상자산의 실제 취득가액을 확인하기 곤란하면 양도가액의 50%를 필요경비로 인정하도록 했다.


다만 이는 가상자산사업자를 통하지 않고 취득해 장부나 증명서류로 실제 취득가액을 확인할 수 없거나 국세청장이 고시한 사유에 해당해야 한다.


취득가액을 확인하지 못한 일부 물량에만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도 없다.


같은 종류의 가상자산 전체 양도가액을 기준으로 필요경비를 계산해야 하며 부대비용도 별도로 공제받을 수 없다.


정부는 이 같은 예외 규정과 별도로 국내 거래소를 통한 거래의 취득가액을 파악하기 위한 자료 제출 체계도 마련했다.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신고가 수리된 가상자산사업자는 2027년 1월 1일 이후 발생한 개인 거래부터 이용자별 거래명세서와 연간 거래집계표를 국세청에 제출해야 한다.


제출 자료에는 가상자산별 매매와 교환, 이전·인입, 대여 내역을 비롯해 기초·기말재고 등이 포함된다.


국세청은 거래소가 제출한 자료를 관리·분석하기 위한 ‘가상자산 통합분석시스템’을 구축해 올해 11월부터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오는 10월에는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한 세부 시행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해당 시스템은 과세자료 분석과 탈루 혐의 파악이 주된 목적인 만큼 투자자별 총평균 취득가액과 신고 대상 소득까지 자동으로 계산해 제공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디파이 거래를 어떻게 반영할지도 과제다.


박종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복수의 거래소나 개인지갑을 이용하는 납세자는 흩어진 거래내역을 직접 합산해야 한다”며 “총평균법과 취득가액 의제 규정을 적용할 구체적인 매뉴얼과 행정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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