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극우 정당, 주의회 선거 대승...주정부 첫 집권 가능성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9.07 20:50  수정 2026.09.07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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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대안당 48% 득표…기독민주연합에 31%P 앞서

“2029년 연방정부 집권” 목표…기존 정치권 위기감

극우세력 재집권 막기 위한 ‘방화벽’ 작동할지 주목


6일(현지시간) 독일 마그데부르크에서 열린 독일대안당(AfD) 개표 행사에서 울리히 지그문트(왼쪽) 독일대안당 작센안할트주 주총리 후보가 아내 율리아 지그문트와 함께 무대에 서 있다. ⓒ AP/연합뉴스

독일 극우 성향의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독일대안당)이 6일(현지시간) 실시된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대승을 거뒀다. 다만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주정부 집권에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의 잠정 최종 개표 결과 독일대안당은 득표율 43.8%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인 중도 우파 기독민주연합(CDU)은 17.2%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2021년 37.1%에서 득표율이 무려 19.9%포인트(p)나 곤두박질쳤다.


옛 동독 지역에 속한 작센안할트는 인구 약 230만명으로 독일 인구의 2.3%가 거주하는 작은 주다. 하지만 독일대안당의 핵심 지지 기반이자 동부 독일 민심의 풍향계로 꼽힌다.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는 정당 투표와 개인 투표를 결합한 혼합비례 투표제 방식이다. 정당 투표로 전체 의석을 배분한 뒤 정당별 지역구 당선자로 채우고, 남은 의석은 주명부 순번대로 채운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독일대안당은 전체 83석 가운데 39석을 확보했다. 단독 집권에 필요한 과반 42석에 3석 모자란다. 기독민주연합은 15석에 그쳤고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 좌파당 등 좌파 정당들이 각각 득표율 9.3%, 8.9%, 8.6%로 당별로 8석씩 확보했다. 극좌 포퓰리즘 정당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이 득표율 5.3%로 5석을 차지했다.


울리히 지크문트 독일대안당 작센안할트 주총리 후보는 개표 직후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다. 우리나라를 되찾고 있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앨리스 바에델 독일대안당 공동대표 “매우 분명하게 통치하라는 위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독일대안당 의석이 과반에는 못 미치는 까닭에 단독으로 주 정부를 꾸리긴 어렵다. 때문에 연대 가능한 의원들과 접촉해 주정부 출범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정당이 사실상 방관하는 조건으로 독일대안당의 소수정부 수립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거 결과는 나치 패망 후 극우 정당을 정치적으로 철저히 고립시켜온 독일에서 극우 세력이 주류 정치의 한복판까지 올라섰다는 점에서 “충격”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전후 독일 정치권을 장악한 기민연합과 사민당 등은 연방 차원이건 지역 차원이건 연정에서 극우 세력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협력을 거부하며 ‘방화벽’을 세워온 터다. 더군다나 독일 안보기관인 연방헌법수호청은 독일대안당을 ‘극단주의 의심 단체’로, 독일대안당의 작센안할트 지부를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한 상태다.


메르츠 총리는 이번 선거의 패배로 궁지에 몰렸다. 마르셀 프라츠셔 독일경제연구소장은 "이번 선거 결과는 무엇보다도 연방 정부에 대한 불신임 투표“라고 평가했다.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독일대안당은 28% 지지율을 얻어 기민연합(20%)을 앞서고 있다.


독일대안당은 이번 승리를 2029년 총선에서 연방 집권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작센안할트주는 농촌 인구가 많고 고령화 사회인 특성이 강한 만큼 독일 전체를 대표한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이곳에서 극우 세력에 대한 지지는 독일이 안고 있는 문제, 특히 침체된 경제에 대해 주민들에게 설득력 있는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중도 세력의 실패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중도 세력이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단 뜻이다.


이번 선거는 유럽에서 극우 세력이 10년 넘게 꾸준히 세력을 키우며 권력의 중심에 가까워지는 흐름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내년 프랑스 대선과 이탈리아 스페인 총선 등 유럽 주요국에서 선거가 잇따라 예정된 상황에서 독일대안당의 성과는 극우 정당의 돌풍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연합뉴스

독일대안당은 이민자와 난민 추방과 무슬림 영향력 억제, 러시아 제재 해제,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 등을 주장한다. 이는 유럽 각국의 민족주의 세력이 내놓는 주장과도 맞닿아 있다. 각국 유권자들 역시 이민 문제를 비롯해 경제적 불안과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 등 독일 유권자들과 비슷한 불만을 공유한다.


무즈타바 라흐만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는 “유럽 선진국들은 겉으로는 안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생활비 부담 등 국민이 체감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통치의 실패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주류 정당들은 그동안 극우 정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 독일대안당과 협력을 거부하는 ‘방화벽’(firewall) 방침을 이어오면서 독일대안당은 창당 13년이 지났지만 어떤 주정부나 중앙정부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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