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6 결산] 미래 기술 펼치고 거래선 뚫고…K가전의 베를린 닷새

베를린(독일) = 데일리안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9.08 06:00  수정 2026.09.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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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홈·휴머노이드로 미래 생활상 제시…신기술 경쟁 한창

삼성은 주 전시장 밖으로, LG는 공간 46% B2B 상담에 할애

국내 중견기업들도 바이어 접점 확대…유럽 시장 공략

IFA 2026이 개최된 메세 베를린, LG전자 부스에 관람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임채현 기자

인공지능(AI)이 집안일을 먼저 챙기고,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장과 가정에서 사람의 일을 돕는 장면이 전시장 곳곳에 펼쳐졌다. 부스 안쪽 상담실에서는 유럽 유통업체와 바이어를 상대로 제품 공급과 사업 협력을 논의하는 미팅이 이어졌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6'은 8일(현지시간) 닷새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올해 행사에는 49개국 1900여개 브랜드가 참가했다. 국내 가전업체들은 AI홈과 로봇 등 미래 기술을 선보이는 한편, 유럽 거래선을 만나기 위한 비즈니스에도 공을 들였다.


최성민 삼성전자 독일법인 CE 리테일 담당이 가전과 TV를 비교해 소비자에게 적합한 제품을 추천하는 'AI 프로모터'를 소개하는 모.ⓒ임채현 기자.
AI·로봇으로 미래 그리고…삼성은 전시 방식 바꿔

올해 전시장을 관통한 키워드는 AI와 로봇이었다. 삼성전자는 TV와 생활가전, 모바일, 웨어러블을 연결한 'AI 리빙'을 선보였고, LG전자는 사용자의 일정과 생활 패턴, 집안 상황을 이해해 필요한 일을 먼저 제안하는 AI 에이전트 '씽큐 클로(ThinQ Claw)'를 공개했다.


휴머노이드와 가정용 로봇도 곳곳에 등장했다. 로봇들은 런웨이를 걷고 복싱을 하거나 악기를 연주했고, 빨랫감을 옮기고 물건을 집는 등 가사·산업 현장에서의 활용을 염두에 둔 시연도 이어졌다.


전시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은 달랐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세 베를린의 대형 전시 공간을 떠나 도심 훔볼트 카레에 주 전시장을 꾸렸다. 1991년 첫 참가 이후 처음이다. IFA 자체에서 빠진 것은 아니지만 일반 관람객이 대거 오가는 대형 부스 대신 주요 거래선과 미디어 등이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하는 공간에 무게를 실었다. 전시 일정도 IFA 공식 일정보다 이틀 가량 빨랐다.


설훈 삼성전자 독일법인 소비자가전(CE) 부문장(부사장)은 "올해는 파트너들과 좀 더 친화적인 공간을 조성해 제품의 우수성과 솔루션의 사용성을 깊이 있게 이야기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별도 공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최성민 삼성전자 독일법인 CE 리테일 담당은 현장에서 IFA 방문객 추이와 투자 대비 효과(ROI)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미래 콘셉트를 대거 내놓기보다 지금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IFA에 앞서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에도 대규모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최 담당은 B2C 고객이 직접 제품을 경험하는 접점으로 게임스컴 등을 언급하며, 올해 IFA 주 전시에서는 거래선과 업계 관계자를 만나는 B2B 성격에 보다 무게를 뒀다고 설명했다.


IFA 2026에 참가한 LG전자 부스 전경. 절반 가량은 제품 전시를, 나머지 절반 상당은 비공개 B2B 미팅 공간이 차지했다. ⓒ임채현 기자
LG, 부스 46%가 상담공간…"B2B 거래선 만나는 핵심 무대가 IFA"

LG전자는 메세 베를린에 대형 부스를 유지했다. 대신 전체 전시 공간의 약 46%를 B2B 고객을 위한 상담 공간으로 구성했다. 관람객이 오가는 공간에는 고효율 가전과 AI홈, 로봇 등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안쪽에서는 유럽 각국의 유통업체와 사업 파트너를 만나는 상담이 이어졌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IFA가 다른 전시회와 다른 점은 별도의 존에서 거래선 상담이 가장 많이 일어난다는 것"이라며 "유럽 시장에서의 성장과 맞물려 지속적으로 IFA에, 이 자리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LG전자가 최근 빌더·빌트인과 상업용 세탁 등 B2B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과도 맞닿아 있다. 백 부사장은 HS사업본부의 B2B 매출이 현재 전체의 "10%가 좀 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북미 빌더와 상업용 세탁 사업 매출은 최근 3년간 각각 연평균 약 45%, 41% 증가했다. LG전자는 올해 유럽 빌더 전문 영업 인력을 2배 이상 늘리는 등 현지 사업 기반도 확대할 계획이다. 유럽 거래선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IFA가 B2B 사업을 키우는 주요 접점인 셈이다.


이번 IFA에서도 유럽 빌트인 시장을 겨냥한 제품군을 대폭 늘렸다. 기존 냉장고에 적용하던 빌트인 스타일 브랜드 '핏 앤 맥스(Fit&Max)'를 식기세척기와 세탁기, 건조기까지 확대하고 유럽 전용 빌트인 패키지도 선보였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유럽은 글로벌 빌트인 가전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IFA 2026이 개최된 메세 베를린 전시장 내부 전경. ⓒ임채현 기자
중견기업도 베를린행…현지 거래선 확대 모색

유럽 유통망을 넓혀가는 국내 중견·중소 가전기업에도 IFA는 현지 바이어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쿠쿠는 올해 밥솥과 멀티쿠커, 정수기, 커피머신, 뷰티기기 등 49개 모델을 전시했다. 현재 독일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 12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현지 거래선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한 하츠는 후드와 인덕션에 더해 싱크볼과 수전, 음식물처리기까지 들고 나왔다. 음식물처리기는 유럽 출시를 확정한 제품이 아니라 현지 소비자와 바이어의 반응을 확인하고 사업성을 살펴보기 위해 전시했다.


다만 참가 규모만 놓고 보면 이제 무게중심은 C브랜드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올해 IFA에는 중국 업체 932곳이 참가해 전체 참가사의 절반에 육박했다. TCL과 하이센스가 대규모 부스를 꾸렸고, 샤오미는 올해 처음 IFA에 참가했다. 유니트리와 로보락 등 로봇·생활가전 업체들도 대거 전시장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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