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의 마지막 미군’의 씁쓸한 퇴역엔 헤그세스 ‘입김’이 작용?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9.08 06:53  수정 2026.09.08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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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30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에서 마지막 철수 미군인 크리스토퍼 도너휴 당시 82공수사단장이 C-17 수송기에 오르고 있다. ⓒ EPA/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의 마지막 미군‘으로 불린 크리스토퍼 도너휴(57) 미국 육군대장의 퇴역 배경에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입김‘이 작용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육군 최정예 델타포스 출신인 도너휴 대장은 작전, 지휘·통제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군 내부에서 ’한 세대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탁월한 인재‘로 평가받았지만, 헤그세스 장관의 ’태클‘로 결국 지난달 27일 퇴역했다


그는 2021년 8월 30일밤 11시59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에서 완전 철수할 때 C-17 수송기에 마지막으로 탑승한 미군이었다. 지휘관이 가장 나중에 현장을 떠난다는 육군 전통에 따른 것이다. 당시 82공수사단장(소장)이던 그가 개인화기를 들고 어둠 속에서 수송기에 오르는 모습을 육군 사진병이 야간 투시경을 이용해 촬영했고, 이 사진은 미군의 아프간 철수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전 세계에 각인됐다.


40여명의 미군 및 의회 관계자들 따르면 지난해 초 취임한 헤그세스 장관은 군 수뇌부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아프간 철수 당시 카불 공항 자폭 테러로 미군이 사망한 사건에 대한 책임 소재를 추궁했다. 철수 나흘 전인 8월26일 카불 공항 진입로에서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자폭 테러를 일으켜 미군 13명을 비롯해 170명이 사망한 바로 사건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과정에서 이 사건을 “미국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순간”이라며 책임지고 군복을 벗은 지휘관이 왜 없냐며 비난했다. 테러가 발생한 곳은 미 해병대 관할로 그가 지휘한 82공수사단의 통제를 받지 않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시작한 군 수뇌부 인원 조정 대상에 도너휴 대장이 포함됐다. 헤그세스 장관도 관할 부대가 어디였는지는 “중요치 않다”고 참모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너휴 대장은 이라크와 아프간전쟁에서 델타포스 지휘관으로 복무한 특수전 전문가로 30년간 20차례 이상의 파병 및 전투 경험을 지녀 군에서 신망이 두터웠다. 미 웨스트포인트(육사) 출신인 그는 아프간 철수 이후엔 유럽 주둔 18공수군단장(중장)을 거쳐 유럽·아프리카 사령관(대장)으로 러시아 침공에 대항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주요 테러리스트 지도자들을 소탕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선 드론과 인공위성,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동부전선 억제 구상’을 수립해 러시아의 공세를 막아내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트럼프 대통령 등과 달리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도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 EPA/연합뉴스

도너휴 대장의 퇴역에 헤그세스 장관의 개인적 감정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군 장성과 공화당 상원의원 등이 그를 육군참모총장, 육군미래사령부 사령관 등 직책의 후보로 추천했을 때 헤그세스 장관은 번번이 반려했다. 도너휴 대장의 임기 연장을 요구하던 랜디 조지 전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4월 헤그세스 장관의 전화를 받고 15초 만에 해임되기도 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헤그세스 장관은 아프간 철수 때 찍힌 도너휴 대장의 사진에 집착하는 듯 보였고 이를 (홍보용) ‘셀카’ 아니냐고 여겼다”고 전했다. 육군 소령으로 예편한 헤그세스 장관은 2024년 저서에서 군 고위직을 “비대해진 장성들”이라고 비난하면서 “(군) 내부 청소가 필요한 때”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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