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억 날린 '벨기에펀드'…한투증권, 최대 80% 배상

김하랑 기자 (rang@dailian.co.kr)

입력 2026.09.07 19:28  수정 2026.09.0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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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현장검사 이후 배상 확대

건물값 하락 시 원금 전액 손실 구조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 부동산투자신탁2호'(벨기에펀드)에 투자한 2500여명 전원에게 최근 손실액의 40~80%를 배상했다.ⓒ한국투자증권

900억원대 자금이 몰렸다가 전액 손실이 난 '벨기에펀드'의 최대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이 투자자 전원에게 손실액의 최대 80%를 배상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 부동산투자신탁2호'(벨기에펀드)에 투자한 2500여명 전원에게 최근 손실액의 40~80%를 배상했다.


벨기에펀드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2016년 9월 만든 해외 부동산 펀드다.


벨기에 정부기관이 사용하고 있는 현지 사무실 건물의 장기 임차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당초 5년 동안 투자한 뒤 임차권을 되팔아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줄 계획이었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서 유럽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고 임차권 매각에도 실패했다.


결국 투자자들이 넣은 돈은 전액 손실 처리됐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도 지난해 3월 자산운용보고서를 통해 펀드를 상환하더라도 투자자에게 돌려줄 돈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상품이 판매될 당시 투자 위험이 충분히 설명됐는지 여부다.


투자자들은 판매 과정에서 '임대율 100%', '벨기에 정부기관이 임차 중인 건물'이라는 점이 강조돼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으로 받아들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실제로는 건물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떨어지면 투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는 구조였다.


벨기에펀드는 영국 로스시라이프로부터 6400만유로를 빌려 투자했다.


건물을 처분하면 돈을 빌려준 곳에 먼저 갚고 남은 돈을 투자자들이 받는 구조다.


이에 따라 건물 가격이 26% 이상 떨어질 경우 투자자에게 돌아갈 돈이 없어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었다.


투자자들은 이같은 위험이 판매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며 불완전판매를 주장했다.


전체 투자금 900억원대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약 589억원어치를 판매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200억원, 12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불완전판매 문제가 제기되자 같은 해 10월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당초 일부 투자자에게 최대 30% 수준의 자율배상을 진행했다.


이후 금감원 현장검사가 이뤄진 뒤 투자자 2500여명 전원으로 배상 대상을 넓히고 배상 비율도 40~80%로 높였다.


이는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인정될 가능성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가장 큰 리스크 요인조차 제대로 담지 않은 설명서만으로 직원들이 이 상품을 맞게 설명하는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


'벨기에펀드 피해자연대' 김화규 대표는 "개인이 금융회사와 감독 기관을 상대하는 것은 벽에 대고 말하는 것과 같았다"며 김 후보자가 피해 문제를 국정감사에서 다룬 것이 피해 구제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배상은 최근 새롭게 결정한 것이 아니라 과거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해 온 것"이라며 "관련 사안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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