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mRNA'로 '공공백신' 한계 벗는다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입력 2026.09.02 15:42  수정 2026.09.0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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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WHO까지 수익성 낮은 '공공 백신'

빠르게 다양한 백신 만드는 플랫폼 기술 확보

GC녹십자 본사 ⓒ녹십자

GC녹십자가 백신제제 사업의 새 활로로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선택했다. 이제껏 백신 사업을 견인해 온 독감 백신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수익성을 높이기 어렵다. 그런 만큼 새로운 활로를 통해 사업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 백신으로 유명한 mRNA 플랫폼은 백신은 물론 치료제까지 외연 확장도 수월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19 mRNA 기반 백신 'GC4006A'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질병관리청의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사업' 임상 2상 연구 수행 기업으로 선정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목표는 2028년 국내 품목허가 신청이다.


녹십자가 외연 확대에 나서는 건 한계에 부딪친 기존 백신 사업의 수익성 때문이다. 백신 사업은 일정 부분 공공 보건의 성격을 가지는 만큼 수익성을 내기 어렵다. 대표 사례가 매년 하반기에 이뤄지는 국가예방접종지원사업(NIP)이다. 이때 활용되는 독감 백신 가격은 질병관리청이 정해둔 상한선 아래에서 형성된다.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백신 제조사의 백신이 입찰되는 방식이다.


수출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매년 녹십자는 950억원 안팎의 백신을 수출하고 있다. 전체 백신 매출의 3분의 1 수준이 해외에서 나오는 셈이다. 하지만 백신을 사들이는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 역시 통상 가장 낮은 가격으로 백신을 요구한다. 실제로 지난해 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가 구입한 국산 독감 백신 주사는 1대당 3000~4000원 수준이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백신은 크게 정부나 병의원, 국제기구에 판매하게 되는데 공적 성격이 있는 만큼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기 어렵다”며 “백신 제조사들이 비용적으로 효율이 높은 mRNA 플랫폼까지 사업을 넓힐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도 감염병 팬데믹을 고려해 빠르게 백신 생산이 가능한 국산 mRNA 플랫폼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 백신 제제로는 규모의 경제로도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다. 최근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어떤 질병에든 적용하기 좋은 mRNA 플랫폼이 부상하는 이유다. mRNA 기반 백신은 다른 플랫폼과 달리 바이러스 등 병원체의 일부로 만든 항원이 필요하지 않다.


대신 항원을 만드는 유전정보(설계도)를 반영한다. 몸에 들어간 백신이 설계도를 읽고 스스로 항원을 만들어 자체적으로 면역 체계를 생성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간단하게 말해 설계도만 바꿔 끼우면 어떤 질병의 백신이든 적용 가능하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 모더나가 mNRA 기반 백신을 빠르게 만들어 보급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런 만큼 후속 파이프라인도 개발 중이다. 녹십자는 mRNA 기반 차세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GC4002'의 전임상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이미 시장성을 입증 받은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mRNA 플랫폼 기술을 완성한 뒤 신규 백신 및 치료제 파이프라인에 적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생산 역량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녹십자는 백신 생산 거점인 전라남도 화순공장에 mRNA 기반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서 시제품 생산(파일럿) 라인을 구축했다. mRNA 기반 백신은 유정란 배양을 통한 기존 독감 백신과 만드는 방법이 완전히 다르다. 궁극적으로 백신이나 치료제의 후보물질 발굴에서부터 생산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mRNA 기반 인프라를 갖추겠다는 목표다.


녹십자 관계자는 "특정 백신 개발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독자적 mRNA-지질나노입자(LNP) 플랫폼을 갖출 것"이라며 "단순 기술 자립을 넘어 위탁개발생산(CDMO) 등까지 사업을 넓힐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사업을 통해 원액 생산부터 완제 충전, 정밀 품질 평가까지 전주기 플랫폼의 실질적 운영 역량을 입증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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