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친팔레스타인 발언 유학생 비자 취소·추방 추진
법원 "정부 입맛에 안 맞는 의견 처벌하면 표현의 자유는 허상"
스탠퍼드 학보 기자들 기사 포기·퇴사까지…"침묵 강요했다“
2024년 4월 22일 미국 미시간주의 한 대학에서 대학생들이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스라엘을 비판하거나 팔레스타인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외국인 유학생의 비자를 취소하고 추방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미 연방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의 노엘 와이즈 판사는 31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친팔레스타인 활동에 참여하거나 이스라엘을 비판한 비시민권자 학생들을 상대로 비자를 취소하고 추방 절차를 밟은 것은 수정헌법 1조와 5조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와이즈 판사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3월부터 대학가의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한 외국인 학생들을 잇달아 체포하거나 비자를 취소했다. 정부는 미국의 외교정책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외국인을 추방할 수 있도록 한 이민법 조항을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법원은 이 조항을 정치적 발언을 억압하는 데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은 스탠퍼드대 학생신문 '스탠퍼드 데일리'가 제기했다. 신문 측은 정부의 추방 방침 이후 학생비자를 가진 기자들이 친팔레스타인 시위 취재를 포기하거나 이미 작성한 기사를 내려달라고 요구했고, 일부는 아예 신문사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와이즈 판사는 실제로 정부 정책이 유학생들의 '자기검열'을 불러왔다고 인정했다.
와이즈 판사는 "정부와 지도자를 칭찬하는 견해만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면 표현의 자유는 허상"이라며 시민권자뿐 아니라 합법적으로 미국에 체류하는 비시민권자에게도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의견을 이유로 비자를 취소할 수 있도록 내버려둘 경우 향후 표적이 누구에게든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학가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겨냥해 추진해온 강경한 비자 취소·추방 정책에 또 한 번 제동을 건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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