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오르던 불장은 옛말…알트코인 ‘쩐의 전쟁’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9.01 07:09  수정 2026.09.01 07:09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쏟아지는 토큰에 투자금 분산

비트코인과 유동성 격차 확대

연준 금리 불확실성까지 겹쳐

평가이익보다 출구전략 중요

토큰 급증과 유동성 격차, 미국의 금리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이번 불장은 일부 대형 코인만 오르는 선택적 장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비트코인이 오르면 알트코인도 차례로 치솟던 가상자산 불장의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시장에 쏟아지는 토큰이 급증하면서 투자금과 관심이 분산된 데다, 풍부한 유동성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일부 대형 코인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토큰 공급 증가와 비트코인·알트코인 간 유동성 격차로 과거와 같은 알트코인 동반 상승장이 재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코인이 단기간 급등하더라도 매수 주문이 부족하면 화면에 표시된 평가이익만큼 실제 수익을 거두기 어려워진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변화는 투자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코인이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었다는 점이다.


코인게코가 지난 4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탈중앙화거래소(DEX) 데이터 플랫폼 게코터미널에 등록된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2021년 42만8383개에서 지난해 약 2020만개로 급증했다.


손쉽게 토큰을 만들 수 있는 발행 플랫폼이 확산하면서 저품질 밈코인을 비롯한 신규 프로젝트가 대거 등장한 영향이다.


그러나 새로 발행된 코인이 모두 시장에서 살아남은 것은 아니다.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게코터미널에 등록된 프로젝트는 2520만개를 웃돌았지만, 이 가운데 1340만개는 더 이상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실패한 코인으로 분류됐다.


국내에서도 상장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거래 통로를 잃는 알트코인이 잇따르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내 5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7월 말까지 거래지원이 종료된 알트코인은 430개였다.


이 가운데 38개는 상장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아 퇴출됐다.


거래지원이 종료된 코인을 다른 거래소나 개인 지갑으로 옮길 수 있더라도 거래량과 매수세가 부족하면 기존 평가액에 가까운 가격으로 처분하기 어렵다.


결국 시장에 진입하는 코인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투자금과 유동성은 한정돼 있는 셈이다.


늘어난 토큰이 한정된 자금을 나눠 갖는 사이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의 유동성 격차도 나타나고 있다.


코인데스크 리서치에 따르면 주요 현물 거래소의 비트코인 0.5% 시장 깊이는 상승세가 본격화한 지난달 18일 약 960만 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8만 달러에 도달한 25일에도 약 870만 달러를 유지했다.


최근 비트코인의 반등이 일부 대규모 주문만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비트코인에서 확인된 시장의 체력이 알트코인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상자산 시장 분석업체 카이코가 지난해 2분기 주요 가상자산의 ‘2% 시장 깊이’를 분석한 결과 시장 충격 당시 알트코인의 유동성 감소 폭은 최대 31.3%에 달했다.


비트코인의 최대 감소 폭인 18.05%보다 약 1.7배 컸다.


시장 깊이는 현재 가격을 기준으로 일정 범위 안에 쌓인 매수·매도 주문 규모다.


시장 깊이가 얕을수록 적은 물량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이고 실제 체결 가격과 기대 가격의 차이인 슬리피지도 커진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불확실성은 유동성이 부족한 알트코인의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포워드 가이던스의 역할을 제한하고 향후 금리 경로를 미리 제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은 견조한 반면 금융여건은 충분히 긴축적이지 않고 물가는 여전히 연준 목표인 2%를 웃돈다고도 평가했다.


금리 인상 여부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이에 잭슨홀 직전 35% 안팎이던 9월 금리 인상 반영 확률은 연설 이후 60%까지 높아졌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도 하루 동안 11bp 급등했다.


앞으로 주요 경제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시장은 연준의 다음 행보를 다시 계산해야 한다.


금리 전망이 바뀌어 위험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 시장 깊이가 얕은 알트코인이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토큰 급증과 유동성 격차, 금리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평가이익과 실제 수익 사이의 간극도 커질 수 있다.


가상자산의 평가액은 현재 가격에 보유 수량을 곱해 계산한다.


그러나 매수 주문이 부족한 알트코인은 보유자가 물량을 내놓는 순간 가격이 떨어져 평가액만큼 현금화하기 어렵다.


급등한 코인과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지갑만 부각되는 점도 투자 판단을 흐릴 수 있다.


가격이 폭락하거나 거래가 끊긴 코인은 관심에서 사라지는 반면 성공 사례만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생존자 편향’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결국 이번 불장은 모든 코인이 함께 오르기보다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한 일부 종목만 선택적으로 상승하는 장에 가까울 수 있다.


이번 상승장에서는 어떤 코인을 사느냐만큼 거래량과 시장 깊이를 확인하고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