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위 “버렸던 ‘시나리오’가 타이틀로…오래가려면 히트곡 필요” [인터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8.31 08:36  수정 2026.08.31 08:36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17곡 채운 정규 3집 ‘면 : 언노운 아틀라스’…청량과 파격 사이서 타이틀 고심

오랜 시간 함께한 비결? “정신연령 비슷해서”

“밴드 붐은 분명한 기회…이번 앨범이 마지막 ‘저점 매수’”

밴드 음악을 향한 관심이 커지고 설 수 있는 무대도 늘었지만, 원위(ONEWE)는 지금의 흐름을 낙관적으로만 바라보지 않았다.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밴드가 더 오래 활동하려면 결국 모두가 아는 ‘한 곡’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판단에서다. 17곡을 빼곡하게 채운 정규 3집은 그 산을 넘기 위해 원위가 꺼내놓은 가장 큰 승부수다.


원위는 지난 19일 정규 3집 ‘면 : 언노운 아틀라스’(面 : Unknown Atlas)를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점 : 더 퀴버’(點 : The Quiver)와 ‘선 : 더 웨이크’(線 : The Wake)에 이은 점·선·면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다. 앞선 앨범에 실린 다섯 곡에 신곡 12곡을 더해 총 17곡으로 구성했다.


그간 앨범의 색깔과 맞지 않아 내놓지 못했던 곡들은 ‘동화’라는 공통된 주제를 만나 자리를 찾았다. 강현이 가지고 있던 ‘소인국’과 ‘라퓨타’(Laputa), 기욱의 ‘피투성이 피노키오’가 출발점이 됐다.


원위 ⓒRBW

“기욱이와 이야기하다가 동화를 주제로 곡들을 묶어보면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그 시발점이 된 곡들에서 이야기가 점점 커져 이번 앨범까지 온 것 같아요. 예전에는 앨범 콘셉트와 맞지 않아 내지 못했던 곡들도 동화라는 틀 안에서 빛을 보게 됐네요”(강현)


가장 오래 이어진 논의는 타이틀곡 선정이었다. 마지막까지 경합한 곡은 ‘시나리오’(Scenario)와 ‘피투성이 피노키오’였다고 한다. “청량을 선택할 것인지, 파격을 선택할 것인지를 두고 이야기했어요. 지금 이 시점의 원위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을지 고민했죠”(동명)


그런데, 정작 ‘시나리오’는 한때 작업을 포기하고 휴지통에 넣었던 곡이다. 곡을 쓴 하린은 원하는 방향으로 작업이 풀리지 않자 곡을 버려뒀다가 함께 작업하던 친구와 기타를 치며 쉬던 중 다시 아이디어를 얻었다.


“정말 쓰고 싶었는데 아무리 해도 나오지 않아서 휴지통에 버렸던 곡이에요. 쉬면서 기타를 치다가 ‘시나리오 속에’라는 말이 나오면서 다시 만들어졌죠. 동화를 쓰는 작가라면 어떤 생각으로 이야기를 시작할까 상상한 것이 곡의 출발점이 됐어요”(하린)


수록곡 ‘바로 너야’에는 팬덤 위브의 목소리도 담겼다. 용훈의 제안으로 팬들이 직접 녹음한 파일을 모집했고, 국내외 팬 500~600명이 한국어로 노래를 보내왔다. 전달받은 음성의 박자와 위치를 일일이 맞춰 하나의 떼창으로 완성했다.


“처음에는 많이 참여하지 않으면 곡에 넣지 못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일단 공지를 올려보자고 했는데 정말 많은 분이 보내주셨죠. 해외 위브들도 한국어로 녹음해 주셨어요. 이 앨범을 원위만 만든 게 아니라 위브도 함께 만든 앨범이라고 느꼈으면 했습니다”(용훈)


원위 강현 ⓒRBW

멤버들이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었던 비결은 거창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에는 많이 싸웠지만 그만큼 빨리 풀었고, 결국 함께 있을 때 가장 재미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이 이들을 다시 묶었다.


“저희는 어릴 때 정말 많이 싸웠어요. 대신 빨리 풀었죠. 지금 돌아보면 함께 있을 때 가장 재미있는 사람들이라는 게 오래 활동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요. 정신연령이 비슷한 것도 원동력이고요(웃음)”(용훈)


오래 활동한 선배들을 만날 때마다 장수 비결도 물었다고 한다. 최근 함께 녹화한 자우림에게도 같은 질문을 건넸다. 용훈은 “자우림 선배님들이 현실적으로 ‘N분의 1을 하라’고 조언해 주셨다”며 “이미 아무 생각 없이 10년 넘게 했으니 그대로 15년, 20년을 하라는 말도 크게 와닿았다”고 전했다.


원위 동명 ⓒRBW

밴드 음악을 둘러싼 환경은 이들이 처음 활동할 때보다 분명 나아졌다. 특히 멤버들의 군 복무가 끝난 뒤 국내 록 페스티벌과 밴드가 설 수 있는 무대가 늘어난 흐름은 원위에게 기회가 됐다.


“예전에는 밴드가 설 수 있는 무대가 그렇게 다양하지 않았어요. 지금은 여름이면 록 페스티벌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잖아요. 저희를 처음 보는 분들도 공연을 통해 원위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큰 기회라고 생각해요”(동명)


그래서 원위가 스스로 꼽은 다음 숙제는 명확하다. 밴드 붐의 수혜를 넘어 대중이 원위의 이름과 함께 떠올릴 수 있는 히트곡을 만드는 것이다. “모두가 아는 히트곡 하나는 지금 원위에게 분명히 필요한 숙제예요. 다섯 명 모두 공통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 저희 사이가 아무리 좋아도 오래 밴드로 활동하려면 히트곡은 분명히 있어야 해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죠”(용훈)


멤버들은 이번 앨범을 원위의 ‘마지막 저점 매수’라고 표현했다. 지금 원위를 알아본 이들의 선택이 머지않아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겠다는 자신감이다. “이번 앨범을 통해 힘을 얻어서 9월 콘서트의 성과가 내년까지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지금이 모든 분에게 굉장한 투자의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웃음)”(기욱)


그래서 멤버들이 바라는 최상의 결말은 한 곡의 성공이 과거의 음악까지 다시 불러내는 것이다. “한 곡이 사랑받으면 다른 곡들도 줄줄이 사랑받을 거라고 늘 이야기해요. 이번 앨범을 통해 원위의 다른 곡들까지 함께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동명)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인터뷰'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