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환급 앞당겨 석화업계 유동성 확보
중동 의존 낮추고 비중동 공급망 다변화
한민 관세청 국제관세협력국장(가운데)이 25일 세울세관에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관세청
말레이시아산 초경질유 콘덴세이트의 자유무역협정(FTA) 원산지증명서 발급 기간이 평균 184일에서 45일로 단축됐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이 먼저 낸 관세를 돌려받는 시점도 139일가량 앞당겨지게 됐다.
관세청은 25일 서울세관에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과 한국화학산업협회, 주한 말레이시아 대사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원산지증명서 발급 기간 단축 지원 성과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화토탈에너지스와 SK인천석유화학, HD현대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 기업 3곳이 참석했다.
콘덴세이트는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부산물 원유로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필수 원료다. 말레이시아산 콘덴세이트의 원산지증명서 발급에는 최근 2년 기준 평균 184일이 걸렸다.
인도네시아산 84일, 미국산 72일, 호주산 56일과 비교하면 최대 3배 이상 긴 수준이다.
발급이 지연된 배경에는 한국 수입자와 싱가포르 중개상, 말레이시아 수출자가 참여하는 3국 간 거래 구조가 있다. 수입 후 1개월이 지나야 최종 가격이 확정되는 거래 방식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기업들은 콘덴세이트를 수입할 때 관세를 먼저 낸 뒤 수개월이 지나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아 FTA 사후 적용으로 환급받아야 했다. 관세 환급이 늦어지면서 기업의 자금 운용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관세청은 지난 4월부터 말레이시아 무역통상산업부와 15차례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국내 수입업체와도 6차례 개선 점검회의를 열어 계약부터 원산지증명서 수령까지 전 과정을 살폈다.
양국 간 원산지 검증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말레이시아 국영기업 페트로나스가 현지 생산자와 수출자에게 증명서 발급 신청을 독려하도록 협조를 구했다.
국내 수입기업에는 수입 즉시 발급을 요청하고, 증명서 수정은 품명 등 필수 기재사항으로 제한하도록 했다. 증명서 초안을 받으면 신속히 의견을 전달하도록 하는 등 내부 절차도 개선했다.
그 결과 지난 5월 수입분부터 발급 기간이 184일에서 45일로 139일 줄었다. 단축률은 약 76%다. 관세청은 기업들이 환급금을 조기에 회수하고 원유 수급 일정을 사전에 확정할 수 있어 비중동권 공급망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4월부터 경제안보품목 수급안정과 다변화 지원 전담반을 운영하고 있다. 한·캐나다 원유 FTA 원산지 입증 절차 간소화와 호주 콘덴세이트 신속 품목분류, 원유 직접운송 입증 방법 개선 등도 추진 중이다.
한민 관세청 국제관세협력국장은 “중동 정세 불안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등으로 원유 수급 안정과 공급망 다변화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우리 기업의 FTA 활용을 저해하는 현장 무역 장벽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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