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화, 美서 반년 새 1조원 육박 차입…또 2천억 수혈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8.24 11:14  수정 2026.08.24 11:15

1월 4억 달러 이어 6월 2.5억 달러 추가 조달

상반기 6.5억 달러 차입 뒤 1.5억 달러 증자

美 투자법인 지배구조 재편…전략자산 투자 확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차륜형 자주포(K9MH)가 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장에서 사격시험을 하고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그룹이 미국 투자법인 한화퓨처프루프(Hanwha Futureproof·HFP)를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HFP가 올해 들어 반년 만에 총 6억5000만 달러를 차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환율 기준 약 9000억원 규모다. 여기에 한화가 HFP에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원)를 추가 출자하기로 하면서 미국 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 확충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한화솔루션의 반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HFP는 지난 1월 미국과 영국에 있는 국내 은행 해외지점 4곳에서 총 4억 달러를 차입했다. 하나은행 뉴욕지점과 신한은행 뉴욕지점, 국민은행 런던지점, 우리은행 런던지점이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차입 만기는 2027년 1월 28일이다.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공한 연대보증 한도는 차입 원금의 120%인 4억8000만 달러다.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한화시스템·한화솔루션은 지난 2월 주주간협약을 맺고 HFP에 대한 직·간접 지분율에 따라 보증 책임을 나눠 부담하기로 했다. 분담 비율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50%,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 각각 18.75%, 한화솔루션 12.5%다.


HFP는 불과 5개월 만에 다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지난 6월 BBVA 싱가포르지점에서 2억5000만 달러를 추가로 차입했다. 이에 대한 보증 한도는 차입 원금의 105%인 2억6250만 달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한화시스템·한화솔루션과 다시 주주간협약을 맺고 같은 비율로 보증 책임을 분담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의 반기보고서에서도 BBVA 싱가포르지점에 대한 보증과 각각 18.75%의 분담 사실이 확인된다.


이에 따라 HFP가 올해 들어 새로 빌린 자금은 총 6억5000만 달러다. 두 차례 차입에 설정된 보증 한도만 합쳐도 7억4250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4월 HFP가 별도로 발행한 4억 달러 규모 글로벌 본드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4월 이후 확인되는 외부 차입·채권 조달 규모는 총 10억5000만 달러다.


이 같은 대규모 차입에 이어 한화는 HFP에 추가 자금 수혈도 결정했다. 한화는 최근 HFP의 1억5000만 달러(약 208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에 6억5000만 달러를 차입한 데 이어 하반기 들어 다시 자본 확충에 나서는 셈이다.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 ⓒ한화

HFP의 자산 규모도 빠르게 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HFP의 비유동자산은 지난해 말 3조5731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9016억원으로 반년 만에 약 1조3285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동부채도 1조2056억원에서 2조5840억원으로 약 1조3784억원 늘었다. 다만 공시만으로 올해 차입과 비유동자산 증가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는다.


한화는 지난해 말 HFP의 지분 구조도 재편했다. 한화솔루션은 보유하던 HFP 지분 5만4690주를 1조1407억원에 전량 처분하고 HDE 지분 25%를 취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HFP 지분 50%를 직접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HDE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HFP에 간접 투자하고 있다.


HDE에는 한화오션·한화시스템 계열 미국법인이 각각 37.5%, 한화솔루션이 25%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HFP를 둘러싼 미국 투자 구조가 주요 계열사가 공동 참여하는 형태로 재편된 것으로 풀이된다.


HFP는 한화가 미국 내 투자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활용해온 투자법인이다. 한화솔루션은 과거 HFP 출자 목적을 '미국 내 우수 자산 및 회사 투자건 참여'라고 공시했다. 지난해 말 지분 구조를 재편한 데 이어 올해 잇따라 대규모 차입과 증자를 진행하면서 HFP를 중심으로 한 미국 투자 확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새로 조달한 자금의 구체적 투입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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