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결렬 후 첫 언급…“우리 농민에 막대한 관세 부과 더는 안 돼”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해 10월 7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캐나다를 향해 “미국의 주가 아니면서도 혜택을 원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가 지난 21일 양국의 무역협상이 결렬된 이후 내놓은 첫 공개 반응이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캐나다는 (미국의) 주가 되지 않으면서도 주가 되는 데 따른 혜택을 원한다”며 “그들은 오랫동안 우리의 위대한 농민들에게 막대한 관세를 부과해왔다. 더는 안 된다”고 밝혔다.
두 나라 간의 협상은 21일 밤 결렬됐다. 미국은 곧바로 22일 0시 1분을 기해 캐나다산 와인과 유제품, 시멘트, 의류, 아이스하키 장비 등에 50% 관세를 발효했다. 대상은 약 200억달러(약 27조 7600억원) 규모로 미국이 캐나다에서 들여오는 전체 수입품의 약 5%에 해당한다.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에 이미 매기고 있는 고율 관세와는 별개다.
격분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 22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과 “전쟁 중”이라고 천명하며 “공격을 받으면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고, 우리는 공격받았다 보복 관세로 대응하겠다”고 맞받아쳤다. 긴밀한 국방·안보 협력과 자유무역을 바탕으로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 꼽혀온 두 나라가 보복관세를 주고받는 무역전쟁의 상대가 된 셈이다.
이에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카니 총리의 보복 발표와 관련해 “우리는 캐나다의 보복에 대응하는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나라 간의 협상은 막판까지 상당한 진전을 이뤘으나, 미 일부 업계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 인사의 반발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당초 양국은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50%에서 25%로,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미 알루미늄 업계가 제동을 걸었다. 이들은 원자재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낮추더라도 가공제품에는 50% 관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트닉 장관도 이들의 입장을 대변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와 관련해서도 캐나다는 미국산 부품에 적용되는 관세 환급을 모든 북미산 부품으로 확대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수용하지 않았다. 여기에 미국 측이 협상 막판 중·대형 트럭을 관세 감면 대상에서 제외하려 하면서 두 나라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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