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한학자, 민중기 특검 기소 9개월 만에 첫 공판
金 "직접 경선 지원 요구한 통화·문자 등 증거 없어"
특검 "국민의힘 당원 명부 확보…교인 가입 사실 확인"
吳 시장도 '정치자금법 위반' 항소하며 직접 증거 지적
김건희 여사. ⓒ사진공동취재단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교인들의 국민의힘 집단 가입 의혹과 관련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의해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와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특히 혐의를 입증할 직접 증거의 부재를 거론하고 나서 향후 재판에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이날 김 여사와 한 총재, 건진법사 전성배씨, 정원주 전 통일교 비서실장,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정당법 위반' 혐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작년 11월 민중기 특검이 기소한지 9개월 만이다.
김 여사는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씨와 공모해 윤 전 본부장에게 통일교 교인들의 집단 가입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한 총재는 지난 2022년 11월 정 전 실장과 윤 전 본부장 등 지도부와 공모해 교인들을 국민의힘에 입당시킨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통일교 지도부와 공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후보를 전당대회에서 당선시킬 목적으로 통일교 교인 2000여명을 입당시켰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특정 후보를 당대표로 선출하고 그 대가로 통일교 측에 정부 차원의 지원 등을 약속한 것으로 파악했다.
피의자들은 특검팀이 제기한 의혹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일제히 주장했다. 특히 직접 증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김 여사 측은 "김 여사가 전씨나 윤 전 본부장에게 직접 경선 지원을 요구했거나 비례대표를 약속한 통화, 문자 등 증거가 없다"며 "유일한 증거는 윤 전 본부장의 진술과 전씨와 윤 전 본부장 사이 문자뿐"이라고 주장했다.
한 총재 측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공소사실과 같은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며 "유일한 증거는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이지만 이 역시 신빙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씨 측 역시 김 여사와 공모한 사실이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 ⓒ데일리안DB
반면 특검팀은 확보한 국민의힘 당원 명부와 교인들의 진술 등을 거론하며 의혹이 증명되지 않았단 피고인들의 주장에 대해 설득력이 없다고 맞섰다.
특별팀은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확보해 전당대회 전 다수의 통일교 교인이 가입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관련 내용이 수시로 윤 전 본부장에게 보고됐고, 윤 전 본부장이 교인 가입과 투표를 지시했단 진술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통일교는 20대 대선에서 윤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했고, 당 대표 경선에 개입해 정당의 민주적 의사결정을 왜곡하고 국회의원직을 정치적 거래 대상으로 삼았다"며 "범행동기와 목적 자체가 국정농단 사안으로 사회적 해악이 막중하다"고 지적했다.
형사재판에서 간접 증거들이 상호 보완돼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경우 유죄 인정이 가능하다. 다만 직접 증거가 부재할 경우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증명'이라는 형사재판 원칙을 충족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
직접 증거 부재와 관련된 주장은 특검이 기소한 다른 사건 재판에서도 재기된 바 있다. 지난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이 선고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항소장을 재출하며 직접 증거의 부재를 거론했다. 당시 오 시장 측은 재판부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진술과 정황 증거만으로 유죄를 선고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여사와 한 총재의 '정당법 위반' 사건을 심리하는 1심 재판부는 재판 일정과 관련해 내달 18일까지 증인신문을 한 뒤 10월부터 피고인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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