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무혐의' 결정 재조사 요청 가능…신고인 권리 강화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6.08.20 16:41  수정 2026.08.20 16:41

불공정 피해 소송 때 공정위 보유 자료 법원 제출 의무화

공정거래위원회 전경.ⓒ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 행위를 신고했지만 무혐의 등으로 처분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 신고인이 재조사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피해기업이 손해배상 소송을 할 때 공정위가 확보한 사건 자료를 증거로 활용할 수 있는 길도 넓어진다.


20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의 공정거래법·하도급법 개정안이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공정위가 신고 사건을 조사한 뒤 처분하지 않기로 결정하면 그 이유를 신고인에게 문서로 통지하도록 했다. 신고인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재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


재조사 여부는 공무원과 민간위원으로 구성되는 '신고인 재조사 요청 심사위원회'가 심의한다. 요청에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면 처음 사건을 조사하거나 처리했던 공무원이 아닌 다른 조사공무원이 다시 조사한다.


현재도 재신고사건심사위원회를 통해 재조사 여부를 결정하고 있지만 설치 근거가 행정규칙에 있었다. 이번 개정으로 신고인의 재조사 요청권과 절차가 법률에 직접 규정된다.


불공정거래 피해기업의 소송 과정에서 공정위 조사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범위도 확대된다. 현재는 법원이 공정위에 사건 기록 송부를 요구할 수 있지만 공정위가 응해야 할 명시적인 의무가 없다.


앞으로 소송 당사자가 합리적인 노력에도 필요한 증거자료를 확보하기 어렵다면 법원이 공정위에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공정위는 사건 처리가 끝난 뒤 법에서 정한 예외를 제외하고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자진신고 관련 자료, 공정위가 조사·심리를 위해 작성한 자료, 다른 법률에 따른 비공개 자료, 영업비밀 등은 원칙적으로 제외된다. 다만 법원이 손해 입증 등에 영업비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제출해야 한다. 이 경우 열람 범위와 대상자를 제한할 수 있다.


법원이 소송 상대방에게 제출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자료도 기존 손해 증명·손해액 산정 자료에서 법 위반행위 자체를 증명하는 자료까지 확대된다. 적용 대상 역시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 전반으로 넓어진다.


하도급법 위반 피해기업에도 같은 제도가 적용된다. 기술유용 등 불공정 하도급거래 피해기업의 입증자료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취지다.


하도급 사건의 처분시효도 바뀐다. 현재 신고를 받고 조사를 시작한 사건은 신고일부터 3년이 지나면 시정조치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없다. 앞으로 분쟁조정에 걸린 기간은 처분시효 계산에서 제외한다. 조정 장기화로 실제 처분 가능 기간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개정안은 정부 이송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된 뒤 1년 후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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