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는 늘었는데 한도는 한정…은행별 배분 진통 예고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8.21 07:09  수정 2026.08.21 07:09

8·13대책 후속논의…예외 범위 확대

대출 총량 한도 배분 이달 중 마무리

은행별 상황 편차 커 조율 어려울 수도

금융감독원은 전날 오후 주요 시중은행 여신 담당 실무 부서장들을 소집해 8·13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를 논의했다.ⓒ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 완화의 칼을 빼들며 중저신용자와 청년층, 집단대출에 대한 예외 범위를 대폭 넓히기로 했다.


대출 한도 축소에 따른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과 주거 불안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개별 은행별 여신 사정에 따른 한도 배분 갈등과 연말 전체 총량 관리 리스크를 둘러싼 셈법은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오후 주요 시중은행 여신 담당 실무 부서장들을 소집해 8·13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를 논의했다.


이날 회의의 핵심은 서민·실수요자 중심의 총량 규제 예외 인정 범위 확대였다.


금융당국은 우선 은행권에 중저신용자 대출에 대한 가계대출 총량 제외 비율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현재 은행권은 사잇돌대출 등 민간 중금리 대출 취급액의 30%를 가계대출 총량 산정에 반영하고 있다.


당국은 은행별 취급 실적과 리스크를 점검한 뒤 이 반영 비율을 낮춰 은행들이 건전성 부담 없이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늘리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다만 연간 가계대출 총량 상한선이 정해져 있는 만큼 조정 폭은 점진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층의 주거 안정을 유도하기 위한 맞춤형 인센티브도 신설된다.


특정 연령과 소득 요건을 충족하는 청년 대상 주택 대출 상품을 취급할 경우, 취급액의 일정 부분을 개별 은행의 가계대출 총량에서 제외해 주는 방식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8·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목표치 상향으로 확보된 대출 여력은 정책적 목적에 집중적으로 활용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대 30조원 규모의 추가 대출 한도가 무분별한 부동산 투기 수요가 아닌 청년 주거 안정과 주택공급 촉진 등 정책적 목적에 우선 배정된다는 뜻이다.


중도금 및 잔금대출 관리 방식도 개편된다.


당국은 집단대출 취급액을 개별 은행의 자체 총량 관리 한도에서는 전액 제외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개별 은행이 연간 목표치에 도달했다는 이유로 대단지 아파트 분양 잔금 대출을 돌연 중단하거나 접수를 거부하는 대출 절벽 사태를 방지하겠다는 계산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예외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이달 중으로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 한도 배분 작업을 최종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은행별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막판 조율에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마다 대출 소진 속도가 크게 다르고, 주담대와 신용대출 비중 등 포트폴리오 구조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미 상반기에 대출을 많이 공급한 은행은 추가 한도 배정을 강하게 요구하는 반면, 한도 관리에 여유가 있던 은행들은 상대적 불이익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연말 리스크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집단대출이 개별 은행 총량에서 제외되더라도 전체 목표치에 묶여 있는 구조상, 하반기 대규모 분양 단지의 잔금 대출이 일시에 몰릴 경우 금융권 전체가 조기에 3.0% 상한선에 도달할 위험이 상존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규제 완화 이후 가계대출 총량이 다시 찰 경우 당국이 어떤 방식으로 총량 브레이크를 걸 것인지가 불분명하다"며 "명확한 사후 정산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으면 또 다른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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