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 대폭 늘렸지만, 은행권 ‘빠듯’
가산금리 역대급, 우대 혜택도 축소
체감 ‘미미’…총량 재배분 여부 관건
금융당국은 지난 8·13대책의 후속조치로 오늘(19일) 주요 금융사를 소집해 늘어난 가계대출 한도를 배분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연합뉴스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대폭 완화하고 실수요자 중심 금융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지만, 은행권은 물론 차주들은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한도가 늘더라도 상반기 연간 목표치의 상당 부분을 소진한 은행들이 많아 금융사별 여력 편차가 심할 전망이다.
또 대부분이 집단대출과 청년 및 실수요자 지원 등에 선별적으로 활용될 예정이어서 시장 차주들이 전반적으로 체감하는 효과는 미미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금융당국은 이날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비롯한 주요 금융사를 소집해 늘어난 가계대출 한도 약 30조원의 배분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지난 8·13 대책을 통해 당국은 올해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1.5%에서 3.0%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추가 대출 여력은 약 30조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5대 은행의 대출 증가분 목표치는 4조3363억원 수준이지만, 지난 7월 말 기준 가계대출 증가액은 6조3821억원에 이른다.
은행권에선 이번 대책에 따라 5대 은행은 약 7조~8조원 정도의 추가 여력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선 목표치 조정에 따라 늘어난 대출 여력을 금융사별로 어떻게 배분할지, 구체적인 기준 등을 정리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이 정도 규모로 차주들의 자금 조달에 숨통을 터주긴 어려울 거란 반응이 나온다.
총량 확대가 모든 금융사와 모든 차주의 대출 여력을 똑같이 늘려준다는 의미는 아니어서다.
추가 대출 대부분은 이주비·잔금 등 집단대출과 청년 및 실수요자 지원에 우선 활용될 예정이다.
구축 아파트 매매나 갈아타기 등 일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얼마나 대출 여력이 늘어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당국은 모든 금융사에 추가 한도를 일률 배분하기보다 상반기 총량을 안정적으로 관리한 금융사에 더 많은 한도를 배정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은행 개점 시간에 맞춰 대출 신청을 하는 ‘오픈런’을 비롯해 한도가 남은 은행을 찾아 문을 두드리는 ‘뺑뺑이’ 현상이 완화되기 힘들 거란 관측도 나온다.
늘어나는 대출 여력이 30조원에 달한다지만, 실제 차주들과 은행이 체감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을 거란 지적이다.
총량 규제가 계속되면서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낮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단 점도 차주들의 발목을 잡는다.
지난 14일 기준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70~7.44%로 금리 상단이 7.50%에 근접한 상태다.
이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경우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8.0%를 넘어설 거란 전망도 나온다.
가을 이사철이 맞물리는 데다 추가로 확보한 여력을 연말까지 나눠 공급해야 한단 점을 고려하면 은행들이 대출 관리 기조를 풀긴 어렵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총량 한도가 일부 늘어나면서 대출 여력도 확대되겠지만, 상반기 이미 취급한 규모가 상당해 현장에서 체감하기엔 여전히 빠듯하다는 반응”이라며 “건전성 지표와 리스크 관리 등을 감안하면 적극적으로 대출을 늘리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확대된 대출 대부분은 하반기 입주 예정 단지 집단대출이나 실수요자 주거 안정에 활용될 거라 일반 개별 차주들까지 체감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며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기존 규제가 유지되는 만큼 은행들도 수요가 있다고 무작정 공급에 나설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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