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분권 외쳤지만…지방 살림 절반은 중앙정부 의존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8.18 11:24  수정 2026.08.18 11:24

올해 지방자치단체 예산 341조9000억원

통합재정자립도 9년 새 54.2%→47.4%

국고보조금 증가율, 지방세의 두 배 육박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340조원을 넘어섰지만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재원의 비중은 절반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살림의 외형은 커졌지만 중앙정부 이전재원에 대한 의존도는 오히려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19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예산춘추’에 따르면 올해 지방자치단체 예산은 341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당초예산 326조원보다 15조9000억원(4.9%) 증가했다.


본격적인 지방자치가 시작된 1995년 52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31년 만에 약 6.5배로 늘어난 규모다.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기금, 지방공기업 특별회계를 합친 통합재정지출도 2017년 190조2000억원에서 올해 336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6.5%다.


예산정책처는 이 같은 증가율이 2017~2025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연평균 증가율인 2.2%를 4.3%p 웃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통합재정지출을 분야별로 보면 사회복지가 117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35.0%를 차지했다. 이어 환경 31조3000억원(9.3%), 교통·물류 24조2000억원(7.2%), 농림해양수산 22조원(6.5%), 교육 17조2000억원(5.1%) 순이었다.


문제는 지방재정 규모가 확대된 것과 달리 지방정부가 스스로 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은 약화했다는 점이다.


지방자치단체의 통합재정수입 가운데 자체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인 통합재정자립도는 2017년 54.2%에서 올해 47.4%로 6.8%p 하락했다. 통합재정수입의 절반도 자체적으로 조달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통합재정자립도는 지방자치단체의 통합재정수입 가운데 경상수입과 자본수입, 융자회수 등 자체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지방정부의 재정 운용 자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자체 수입과 지방교부세·조정교부금 등 실질적인 자주재원이 통합재정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통합재정자주도 역시 2017년 74.1%에서 올해 68.3%로 5.8%p 낮아졌다.


지방세 확충 속도보다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 등 중앙정부 이전재원의 증가 속도가 빨랐던 영향이다.


지방세는 2017년 71조1000억원에서 올해 118조원으로 6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방교부세는 33조7000억원에서 65조1000억원으로 93.2% 늘었다.


국고보조금은 44조1000억원에서 99조1000억원으로 124.7% 급증했다. 국고보조금 증가율이 지방세 증가율의 두 배에 육박한 셈이다.


정부는 ‘지방재정 확충으로 자치재정권 확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고, 지방의 자주재원을 늘리기 위해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3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1995년 이후 총조세에서 지방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예산정책처 자료상 2025년 총조세 대비 지방세 비중은 23.6%였다. 지방세는 최종예산, 국세는 결산 기준이다.


예정처는 “이는 지방소비세율 인상, 지방세 신세원 발굴 등 지방세 확충을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루어져 자체재원의 규모가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 등 중앙정부 이전재원이 더 빠르게 증가하였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추세는 지방재정 규모 확대와 별개로 지방자치단체가 재정구조 측면에서는 중앙정부 의존성이 여전히 높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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