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에도, 폭우에도… 재난 현장 지킨 고향사랑기부제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8.18 09:20  수정 2026.08.18 09:20

지난해 경북 산불 피해 복구 위한 모금 10억 원, 이번엔 경남 통영 수해 복구로

고향사랑기부제가 재난 대응의 실질적인 구호 재원 통로로 자리 잡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민간플랫폼 위기브를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공감만세는 17일 경남 통영시 폭우 피해 긴급 모금을 진행하며, 지난해 경북 산불 당시 축적한 재난 모금 대응 경험을 이번 수해 복구에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오전 통영시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위한 긴급모금함이 개설되었다. ⓒ위기브 제공

60일간 10억 원, 개시 이틀 만에 모금 달성률 40%


위기브는 2025년 3월26일 경북 영덕군과 함께 '7명 사망, 경북 영덕 산불 긴급 모금'을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다음 날 의성군의 '이재민 6,025명, 경북 의성군 산불 긴급 모금'을 연이어 열었다. 이후 영양군이 합류하며 3개 지자체로 확대됐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영덕군 모금은 개시 이틀 만에 4,300여 명이 참여해 4억530만 원을 모았다. 3개월 목표였던 10억 원의 40%를 이틀 만에 넘어선 것이다. 위기브의 경북 산불 피해 지원 긴급 모금은 60일간 약 10억 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서호전통시장 침수 피해 복구 현장 ⓒ통영시청 제공

긴급모금함 개설의 의미, 단순 모금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역의 재난 상황에서 고향사랑기부를 통한 긴급 모금함 개설은 단순히 모금 성과에만 주목하지 않았다.


첫째, 속도다. 영덕 모금함은 산불 확산 직후 개설됐다. 지방의회 사전의결 등 통상의 지정기부 절차를 감안하면 이례적인 속도였다. 이후 행정안전부는 피해 지자체의 신속한 모금을 지원하기 위해 지방의회 사전의결 대신 보고만으로 지정기부 사업을 개시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둘째, 현장 확인이다. 위기브는 모금 개시 이틀 뒤인 3월 28일 경북 산불 현장을 직접 찾아 이재민 임시대피소를 점검했다. 당시 대피소에는 이불·수건·여벌 옷·속옷·물티슈 등 생필품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었다. 위기브는 대피소와 마을을 돌며 필요 물품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모금 페이지를 통해 기부자에게 지속적으로 알렸다.


셋째, 회복 단계까지의 연결이다. 위기브는 모금 종료 이후 산불 피해 지역의 관광·소비 회복을 위해 종합여가 플랫폼 여기어때와 협업 이벤트를 진행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안동·영덕·의성·청송·영양 5개 지역 숙소 예약 할인과 고향사랑기부 참여 포인트 지급을 연계해, 구호에서 지역경제 회복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었다. 특히, 지난해 경북 지역 산불로 영덕군 답례품 제작업체 '오바다푸드' 공장이 전소되면서, 재난이 지역의 생산 기반까지 직접 타격을 받았으나, 고향사랑기부로 전달받은 기부자들의 성원으로 빠르게 생산 설비를 복원하고, 영덕군 고향사랑기부제를 대표하는 답례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2026년 경남 통영으로 이어진 대응


이번 통영시 폭우 피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광복절 연휴 사흘간 671.9㎜의 폭우가 쏟아진 통영시에서는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되고 해안 범람으로 선박이 도로 위로 밀려 올라오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위기브 관계자는 "재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규모보다 속도"라며 "고향사랑기부제는 전국의 시민이 피해 지역을 직접 지목해 지원할 수 있는 구조여서, 재난 구호 재원을 가장 빠르게 모을 수 있는 민간 창구"임을 강조했다. 이어 "경북에서 그랬듯 통영에서도 모금에 그치지 않고 현장 확인과 회복 지원까지 이어가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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