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노조 “지방 이전 시 현장감독 약화…소비자 피해 커질 것”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8.17 15:20  수정 2026.08.17 15:20

금융회사 본점 91.6%·현장검사 대상 88.3% 수도권 집중

“현장과 물리적 단절 시 금융사고 대응·민원 처리 지연 우려”

전문인력 이탈 가능성도 제기…“감독역량 약화로 이어질 것”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에 금감원이 포함될 가능성에 반발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에 금감원이 포함될 가능성에 반발하고 나섰다.


금융회사와 감독 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금감원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오히려 감독 비용과 비효율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17일 금감원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금융시장의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국가 금융 시스템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금융감독원 지방 이전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관련 구상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최근 정부가 이달 말께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에 금감원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노조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노조는 금감원의 지방 이전이 금융 현장과 감독기관 간 물리적 거리를 벌려 소비자 보호 기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금융민원의 81.4%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금융감독기관이 수도권을 떠날 경우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민원 처리의 신속성과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사고 발생 시 현장 대응이 늦어질 가능성도 문제로 들었다.


노조는 “현장 밀착 감시가 작동하지 않는 사이 발생하게 될 금융사고와 사고 발생 직후 물리적 거리로 인한 대응 지연은 직접적인 소비자 피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금융회사와 감독 대상이 수도권에 밀집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금융회사 본점의 91.6%, 현장검사 대상의 88.3%, 상장기업 본사의 72.7%가 수도권에 자리하고 있다.


금감원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매년 이뤄지는 수백 건의 인·허가와 신고서 수리, 금융회사 현장검사 등을 위해 직원들이 수도권으로 다시 출장을 와야 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수도권 출장소 운영비와 직원 출장비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감독비용 증가가 금융회사가 부담하는 감독분담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대출금리나 수수료 등을 통해 금융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전문인력 이탈에 따른 감독역량 약화도 우려했다.


금융회사와 로펌, 회계법인, 금융협회 등 관련 기관과 전문인력이 수도권에 집적된 만큼 금감원이 이전할 경우 핵심 인력의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연방준비제도(Fed),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 독일 연방금융감독청(BaFin), 일본 금융청 등을 거론하며 주요국에서도 금융감독기구와 금융산업 간 접근성을 중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금융감독원은 매일 금융 현장에서 불공정거래를 감시하고 금융사고를 예방하며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시장의 최전선에 있어야 할 감독관”이라며 “금융감독기구가 금융중심지를 벗어나면서 발생할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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