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이용기간 따라 양도세 감면…농특위, 국회서 세제 개편 논의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8.14 10:22  수정 2026.08.14 10:22

농지 공공성 회복 위한 제2차 국회 토론회 개최

8년 자경 감면 단계적 폐지·농지은행 위탁 기준 감면 제안

농지 세제 개편 토론회 모습. ⓒ농특위

50년 넘게 유지된 ‘8년 자경 농지 양도소득세 감면제도’를 농지의 실제 이용 상태와 보전 기간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현행 제도가 위장 자경과 농지투기, 조세 회피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다만 농업계에서는 감면제도를 일률적으로 폐지하면 선의의 실경작자에게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며 자경 기간별 감면율 차등 적용과 불법 농지 거래 근절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8월12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농지의 공공성 회복과 이용·보전·관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제2차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 주제는 ‘농지 보유 및 이용 관련 세제 개편 어떻게 할 것인가?’로 정해졌다.


오세형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주제 발표에서 농지 세제의 정책 방향을 ‘매도 보상’에서 ‘장기 보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8년 자경에 따른 양도소득세 감면제도는 단계적으로 폐지하되 시행 시점에 요건을 갖춘 농업인에게는 기존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이다.


대신 농지은행에 10년 이상 위탁하는 등 객관적인 농지 이용 상태와 기간을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감면하도록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득세법상 장기보유특별공제율도 현행 3년 이상 보유 시 6%에서 15년 이상 보유 시 30%인 구조를 주택 수준인 최대 80%까지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농업진흥지역에 속하면서 농업경영체 등록과 한국농어촌공사 임대차 신고 등의 요건을 충족한 농지는 재산세 분리과세를 유지하고 세율을 0.07%에서 0.05%로 낮추는 방안도 제안됐다. 오 팀장은 8년 자경 감면제도의 수혜자 특성과 정책 효과를 분석한 연구가 없다며 농림축산식품부와 재정경제부가 세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동 연구용역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정토론에서는 감면제도 개편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실경작자 보호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실장은 자경 기간을 최대 20년까지 확대하고 8년·12년·16년·20년 등으로 세분화해 양도소득세 감면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희상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사무총장은 “비농민의 농지 소유와 농지투기, 직불금 부당 수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 개편에는 공감하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감면제도를 폐지할 경우 농민의 조세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자경 기준을 15년 이상으로 확대하고 기간별 감면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정책실장은 “양도소득세 감면 폐지보다 불법 농지 보유와 부정 거래를 근절할 법적 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속·증여 농지는 한국농어촌공사의 공공매입 농지사업을 통해 매입을 확대하고 환매 조건을 신설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변호사는 “‘장기 보유와 농지 이용’ 요건을 충족한 실경작자에게 이용 기간에 비례해 공제율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규호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8년 자경 양도소득세 감면제도의 목적이 농민의 영농 의욕을 높이고 농지 매매 과정의 세 부담을 줄이는 데 있다”며 “제도 개정에는 동의하지만 농지 취득과 상속·증여, 가업 승계 등 관련 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장은 “세제 개편은 매우 민감한 주제인 만큼, 오늘 국회토론회는 의견을 수렴하는 공론의 장으로서 제안해 주신 의견을 참고해 농지의 공공성 강화 및 농업인이 안정적으로 영농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세제 개편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농어업위는 8월19일 농업진흥지역의 농지 보전·관리 정책을 주제로 제3차 토론회를 열고, 8월26일에는 농지관리 전담기구 신설과 농지종합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방안을 논의한다. 9월9일 제5차 토론회에서는 앞선 토론회의 주요 쟁점을 종합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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