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정청래 초접전에 마지막 승부처 된 '국민 여론조사'…누가 민심 잡을까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08.14 06:00  수정 2026.08.14 06:00

김민석·정청래, 3086표 차로 초접전

박빙 속 국민여론조사 캐스팅보트로

당원 결집·확장성 여부 승부 가를 듯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정청래 당대표 후보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에서 TV토론회 시작 전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김민석·정청래 후보 간 초접전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당원투표와 함께 30%가 반영되는 국민여론조사가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당원들의 표심만으로 승부가 갈리지 않을 경우 일반 국민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누가 더 높은 지지를 확보하느냐가 차기 민주당 대표를 결정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두 후보 모두 민생·경제 분야로 메시지 외연을 넓히는 모습이다.


1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 제주·인천, 강원·대구·경북 순회경선을 마친 현재 기준 김 후보는 누적 9만5821표(46.01%)를 얻어 정 후보(9만2735표·44.53%)를 3086표 차로 앞서고 있다. 두 후보의 격차는 1.48%p에 불과하다. 3위인 송영길 후보는 1만9715표(9.47%)다.


당초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선호투표제 도입에 따라 3위 후보의 표심이 결선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송 후보의 득표율이 한 자릿수에 그치면서 김 후보와 정 후보의 초접전이 이어질 경우 국민여론조사가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원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를 합산해 당대표를 선출한다.


문제는 국민여론조사 판세 역시 조사에 따라 크게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9∼10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실시한 민주당 차기 당 대표 지지도 조사(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 대상)에 따르면 김 후보 46.8%, 정 후보 35.2%, 송영길 후보 6.5% 순으로 집계됐다. 김 후보와 정 후보의 격차는 11.6%p다.


반면 뉴시스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같은 기간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실시한 민주당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 대상)에서는 김 후보가 36.9%, 정 후보가 36.7%로 0.2%p 차의 초박빙이었다.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이 아닌 모든 정당층을 포함해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0~11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실시한 '민주당 차기 대표 선호도' 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43.0%로 김 후보(29.4%)를 13.6%p 앞섰다. 앞선 여론조사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사 대상과 조사 문항 등이 달라 결과들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국민여론조사에서 어느 한 후보가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두 후보 입장에서는 당원투표에서 최대한 격차를 벌리는 동시에 국민여론조사에서 중도층과 무당층의 표심을 확보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실제 두 후보의 최근 행보에서도 이런 전략 변화가 감지된다. 정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은 전국 단위 지방선거 공약을 제시했다. 강릉과 목포를 잇는 강호축 완성과 지방선거 공약실천단 구성, 지방자치·분권 강화, 광역의원 1인 1정책보좌관 도입, 지역별로 차이가 큰 기초의원 급여 현실화 등을 약속했다. 당내 강성 지지층을 넘어 전국 각 지역의 표심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후보도 경제·주거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김 후보는 최근 토론회에서 과거 국무총리 재임 당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안이 통과된 것과 관련해 사과했다. 그는 "경제팀 고유 사안이라 사전에 특별히 대면보고는 없었다"고 해명하면서도 제도 도입 이후 여러 문제가 발생한 만큼 보다 주의 깊게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김 후보는 LH의 사업 방식에 국가 재정을 보다 많이 투입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공급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당대표가 되면 정부의 기존 주거 정책에 더해 민주당이 추진할 주거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겠다고도 했다.


이들 후보 모두 전국민적 관심이 쏠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문제에 잇따라 입장을 내놓고 부동산 정책에 대한 메시지를 내는 것도 국민여론조사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 이번 전당대회의 막판 승부는 당원투표에서 얼마나 격차가 벌어지느냐와 함께 국민여론조사에서 누가 더 넓은 외연을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후보와 정 후보가 불과 3000여표 차로 맞붙고 있는 만큼 남은 호남·수도권 경선에서도 접전이 이어진다면 국민여론조사 30%의 무게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 후보가 강성 권리당원층을 기반으로 한 결집력을 유지하면서 전국 단위 정책과 지방분권 메시지로 외연 확장에 나서는 반면, 김 후보는 이재명 정부와의 국정 호흡을 강조하면서 경제·부동산 등 민생 현안에 대한 정책 역량을 부각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어느 쪽이 당원들의 결집과 일반 국민의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느냐가 최종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원투표에서 두 후보가 끝까지 초접전을 벌인다면 마지막 30%는 단순한 여론조사가 아니라 누가 민주당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대표인가를 판단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결국 남은 기간에는 당내 강성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보다 국민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주거·물가·자산 문제에서 누가 더 설득력 있는 해법을 내놓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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