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글라데시 경제영토 확장
K푸드부터 건설·의료까지 개방
인도 이어 서남아 두 번째 CEPA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4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칸다케르 압둘 무크타디르 방글라데시 상무부 장관을 만나 ‘한-방글라데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원칙적으로 타결했다. ⓒ산업통상부
라면, 커피 조제품, 조미김을 비롯한 K푸드와 경유, 자동차부품 등의 방글라데시 관세가 철폐된다. 이에 인구 1억7000만명의 서남아 유망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의 수출·투자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4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칸다케르 압둘 무크타디르 방글라데시 상무부 장관을 만나 ‘한-방글라데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원칙적으로 타결했다.
CEPA은 기존 자유무역협정(FTA)보다 시장 개방 수준과 구조에 유연성을 두고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통상협정이다. 원칙적 타결은 주요 내용에 합의해 사실상 협상을 마쳤다는 의미로, 남은 기술적 사항은 실무 협의를 통해 확정한다.
양국은 2024년 11월 협상 개시를 선언한 뒤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4월, 6월, 7월 등 총 5차례 공식 협상을 진행했다. 올해 3월 세계무역기구 제14차 각료회의를 계기로 열린 통상장관회담 이후 상품과 서비스 개방, 원산지 등 핵심 분야 협상을 집중적으로 이어왔다.
한국이 서남아시아 국가와 타결한 CEPA로는 인도에 이어 두 번째다. 방글라데시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약 6% 성장했으며, 양국 교역액은 지난해 23억7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약 20% 증가했다.
한류 확산 중인 방글라데시…K푸드 관세 철폐
잠정 상품 자유화율은 한국이 품목 수 기준 81.7%, 수입액 기준 97.5%다. 방글라데시는 각각 81.4%, 87.5%로 합의됐다.
방글라데시는 한류 확산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라면, 커피 조제품, 조미김, 과자류의 관세를 철폐한다. 현재 관세율은 라면, 커피 조제품, 조미김이 각각 53.6%, 과자류는 85.6%다.
한국의 방글라데시 1위 수출 품목인 경유에 부과되는 6% 관세도 없어진다. 반조립 방식으로 수출되는 승용차·화물차 주요 품목과 모든 자동차부품의 관세도 철폐된다. 완성차에는 다른 국가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적용하기로 했다.
윤활기유, 리튬이온 배터리, 에어컨, 세탁기 등에도 관세 철폐가 적용된다. 현행 관세율은 윤활기유, 자동차부품, 리튬이온 배터리, 에어컨, 세탁기가 각각 28%이며 반조립 자동차는 53.6~220%다.
석유·화학제품, 철강, 전기·전자기기, 기계, K푸드, K뷰티에는 일부 역외산 재료나 부품을 사용해도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유연한 원산지 기준을 마련했다.
다만 조미김은 핵심 원재료로 역내산을 사용해야 한다. 신선 농축수산물도 역내산 원재료를 사용한 상품에만 원산지 지위를 인정해 국내 관련 업계의 민감성을 반영했다.
자동차부터 건설·의료까지…진출 기반 확대
서비스 분야에서는 시청각 콘텐츠, 이러닝, 의료, 통신, 건설, 유통 등 90여개 업종에서 국내 기업의 진출 기반을 확보했다. 방글라데시의 도시화와 경제성장에 따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교육·의료·인프라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도로와 철도 등 인프라 사업에 필요한 철강 관세는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굴착기와 불도저 등 건설중장비와 농업용·섬유용 기계에 부과되는 관세는 협정 발효와 함께 없어진다. 건설·엔지니어링 서비스 시장 진출 기반도 협정에 포함됐다.
양국은 상품과 서비스 교역 외에도 인프라, 산업, 섬유, 할랄, 디지털 전환, 에너지·자원, 공급망, 청정경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방글라데시가 추진하는 산업 고도화와 인프라 확충 수요를 한국 기업의 기술·사업 역량과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방글라데시는 주력 산업인 섬유·의류제품의 한국 수출 기반을 확보한다. 최빈개도국 졸업 이후 일반특혜관세 혜택 축소에 대비해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편입을 확대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정보 이전 보장…투자자 보호 강화
기업의 현지 활동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디지털무역·투자 규범도 마련됐다. 양국은 국경 간 정보 이전을 허용하고, 진출 기업에 컴퓨터 설비 현지화나 소스코드 이전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유명상표 보호와 악의적인 상표 출원 방지 규범도 강화했다. 기존 양자 투자보장협정보다 자유로운 송금을 보장하고, 투자자와 국가 간 분쟁해결절차도 새로 도입한다.
산업부는 잔여 기술적 사항을 신속히 마무리한 뒤 협정문 정식 서명과 발효를 위한 국내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협정의 주요 내용과 활용 방안을 설명하는 업계 설명회와 활용 안내서도 준비한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방글라데시 CEPA는 1억7000만명의 유망시장과 우리 기업을 연결하고 양국 관계를 상품 교역에서 인프라·산업 등 포괄적인 경제협력으로 확대하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며 “양국이 함께 성장하는 경제협력 플랫폼으로 자리 잡도록 후속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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