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새 항로는 오만과만 논의…美와 협상 없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8.03 23:57  수정 2026.08.03 23:57

지난 5월 17일 오만의 북부 무산담 반도에 위치한 항구도시 카사브 앞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 AFP/연합뉴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중간 항로(미들 패시지) 개설을 오만과 협의 중이라고 확인하면서도 미국과는 어떠한 협상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국 대화 재개를 시사한 지 하루 만에 이를 공식 부인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의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현재 미국과 어떤 협상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오만과의 논의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문제에 관한 양자 협의일 뿐 미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바가이 대변인은 양국이 논의 중인 사안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의 '중간 항로(middle passage)'를 활용해 상선의 안전한 왕복 운항을 보장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선박들은 전쟁 이후 이란 연안의 북쪽 항로나 오만 무산담 반도 인근 남쪽 항로를 이용하고 있지만, 양국은 보다 안정적인 새로운 통항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다만 이러한 협의만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즉각 재개방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바가이 대변인은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계속되는 한 해협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미국이 주장하는 조기 정상화 전망을 일축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란과 협상이 곧 시작될 것"이라며 대규모 군사공격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그러나 이란은 "예정된 미국 대표단도 없고 회담 일정도 없다"고 선을 그으며 양국 간 입장 차를 드러냈다.


다만 이란은 해협 통제권을 제3국과 공유하거나 미국이 운영에 개입하는 방안에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만과의 기술적 협의가 진행되더라도 미국과의 핵 협상이나 관계 정상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당분간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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