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 상영금지 가처분 기각…법원 “서사·인물 설정 달라”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7.24 11:05  수정 2026.07.24 11:07

드라마 '엄흥도' 시나리오 작가 유족 측, 쇼박스 등 상대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왕사남' 누적 관객 1691만명 기록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둘러싼 표절 의혹과 관련해 법원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쇼박스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는 지난 23일 드라마 ‘엄흥도’ 시나리오 작가의 유족이 ‘왕과 사는 남자’ 공동 제작사 온다웍스와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쇼박스 등을 상대로 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유족 측이 제출한 시나리오와 영화 사이의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엄흥도’ 시나리오는 유교적 충의 서사를 핵심 정서적 주제로 삼고 엄흥도가 처음부터 끝까지 단종에게 충성하고 헌신하는 태도로 일관한다”며 “반면 ‘왕과 사는 남자’는 단종과 엄흥도, 마을 사람들이 교류하며 함께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이 핵심 주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작품 모두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해 일부 유사한 요소가 나타날 수 있지만, 단종과 엄흥도의 관계를 비롯해 전체적인 줄거리와 주요 주제, 인물 설정은 다르다고 봤다. 장항준 감독이 유족 측 시나리오를 접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할 자료도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족 측은 엄흥도의 31대손인 고인이 2000년대 초반 드라마 제작을 염두에 두고 집필한 시나리오와 영화의 일부 장면·설정이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단종이 엄흥도의 권유로 음식을 먹는 장면, 투신하려는 단종을 엄흥도가 막는 설정, 여러 궁녀와 엄흥도의 자녀를 각각 한 명으로 축약한 점 등을 유사 사례로 제시했다.


한편 ‘왕과 사는 남자’는 누적 관객 1691만 3866명을 기록하며 ‘명량’에 이어 역대 국내 개봉작 흥행 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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