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사우디, 평화적 원자력 협정 체결…우라늄 농축 허용 논란 확산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7.23 06:29  수정 2026.07.23 07:21

30년 민간 원전 협력 본격화…의회 심사 앞두고 핵확산 우려 제기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8일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담하고 있다. ⓒ AP/뉴시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민간 원자력 협력을 위한 30년 규모의 평화적 원자력 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협정은 미국 기업이 사우디의 원자력 발전 프로그램 구축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사우디의 자국 내 우라늄 농축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져 핵확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사우디와의 민간 원자력 협력 협정을 승인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협정에 서명했으며, 미국 행정부는 이를 의회에 제출해 90일간의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번 협정은 미국 원자력법 제123조에 근거한 이른바 '123 협정'으로, 미국 기업들이 사우디 원전 건설과 연료 공급, 기술 이전 등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한다. 사업 규모는 수백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 등이 주요 수혜 기업으로 거론된다.


다만 가장 큰 쟁점은 사우디의 우라늄 농축 허용 여부다. 협정은 사우디가 장차 자국 내에서 민간용 우라늄 농축을 추진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대신 미국은 핵무기 개발로 이어지지 않도록 자체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추가의정서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수용했던 '골드 스탠더드' 수준의 엄격한 핵확산 방지 조항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은 핵확산 위험을 초래하는 어떤 협정도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며 평화적 이용 원칙이 철저히 보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의회와 핵비확산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장기적으로 핵무기 제조에 활용 가능한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과거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사우디도 개발할 것"이라고 언급했던 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협정은 중동에서 미국의 전략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중국·러시아의 원전 시장 진출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핵확산 우려와 함께 미국 의회의 승인 과정에서 치열한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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