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9명 "핵심기술 해외유출 심각...처벌 강화해야"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7.19 12:18  수정 2026.07.19 12:18

경총 대국민 인식조사…92.5%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심각"

응답자 91.4% "법체계 신설해야"...90.6% 징벌적 경제제재 찬성

ⓒ경총

국민 10명 중 9명이 핵심기술 해외유출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경제안보 차원의 별도 법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등 국가 핵심기술 유출을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닌, 국가경쟁력과 안보를 위협하는 사안으로 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9일 '핵심기술 해외유출 대응 관련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모노리서치가 지난 6월 15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92.5%는 핵심기술 해외유출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은 62.6%에 달했고, 심각성 평균 점수는 10점 만점에 8.6점으로 집계됐다. 핵심기술 해외유출 사건을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86.5%에 달했다.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높았다. 응답자의 91.4%는 미국·중국과 같은 경제안보 차원의 별도 법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현재 제도로 충분하다는 응답은 7.8%에 그쳤다.


처벌 강화 요구도 압도적이었다. 응답자의 90.7%는 핵심기술 해외유출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범죄로 얻는 이익보다 훨씬 큰 벌금이나 재산 몰수 등 징벌적 경제제재를 도입하는 데도 90.6%가 찬성했다.


특히 기술유출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매우 심각하다'고 인식한 응답자 가운데 97.0%는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고 답해, 심각성 인식이 높을수록 강력한 제재를 요구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핵심기술 해외유출로 가장 우려되는 피해로는 '추격 국가와의 기술격차 축소에 따른 국가경쟁력 약화'가 5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가 안보 및 공급망 안정성 위협'(19.5%), '글로벌 시장점유율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16.4%), '핵심산업 쇠퇴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세수 감소'(10.0%) 순이었다.


ⓒ경총

경총은 우리나라가 주요국 가운데 첨단산업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핵심기술 유출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제조업 수출 대비 고도기술 제조업 수출 비중은 36.3%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의 '해밀턴 지수'에서도 첨단산업 특화도가 세계 2위로 평가됐다.


경총은 특히 최근 국내 핵심기술 해외유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해외유출 적발 건수는 2021년 9건에서 지난해 33건으로 증가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는 2020년 이후 국가경제 피해 규모를 약 23조원으로 추산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국내외에서도 핵심기술 해외유출에 대한 처벌은 강화되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올해 반도체 D램 공정기술을 해외로 유출한 피고인에게 기술유출 사건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인 징역 6년 4개월을 선고했다. 반면 미국은 2022년 항공기 엔진 기술 유출 사건에 징역 20년을, 대만은 올해 반도체 공정기술 유출 사건에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했다. 중국도 방산 분야의 예외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전투기 관련 국가기밀을 외국 정보기관에 판매한 과학연구기관 엔지니어에게 지난해 사형을 선고한 바 있다.


하상우 경총 이사는 "국민 다수가 핵심기술 해외유출을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경쟁력과 경제안보를 위협하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며 "첨단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수출주도형 경제인 우리나라는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경우 부정적 파급효과가 다른 나라보다 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강력한 처벌법제 도입과 같은 경제안보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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