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아가 발라드의 정제된 감성을 내려놓고 거친 록 사운드로 자신의 깊은 내면을 꺼냈다. 자기혐오를 억지로 극복하거나 스스로를 사랑하라고 다독이는 대신, 그런 감정을 안고서도 하루를 버텨내자는 위로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15일 서울 마포구 NOL 씨어터에서는 권진아의 새 EP ‘세이브 미’(SAVE ME) 발매를 앞두고 미디어 쇼케이스가 열렸다. 권진아는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긴장을 많이 했는데, 기자님들이 이 순간을 함께하기 위해 와주셨다는 생각에 감사했다”며 “공연을 하는 것처럼 무대를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이브 미’는 전곡을 밴드 사운드로 채운 첫 록 EP다. 권진아는 “그동안 정말 깊은 마음속 이야기를 할 때 밴드 사운드를 조금씩 사용했다”며 “이번에는 전곡을 밴드 사운드로 채우면서 깊은 내면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제 또래를 비롯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몬스터’(Monster)는 자기혐오에서 출발해 결국 내일을 향해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버텨내, 살아내’라는 가사와 강렬한 밴드 사운드가 맞물린다.
보컬 방식도 달라졌다. 권진아는 “그동안 섬세한 보컬 위주의 가창을 많이 했다면 이번에는 더 내지르고 진하고 쨍한 소리를 냈다”며 “뮤직비디오와 콘셉트 포토에서도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했다. 이런 식으로 작업하면 제가 정말 재미있게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Monster’ 뮤직비디오에는 권진아가 오랫동안 겪은 식이장애의 경험도 담겼다. 권진아는 “저의 자기혐오를 이야기하면서 식이장애를 뺄 수 없었다”며 “데뷔를 어렸을 때 하면서 제 얼굴도, 노래도, 목소리도 싫었다. 거기에서 가장 빨리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다이어트라고 생각했고, 그러다 오랜 시간 체형 강박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한 몸이 좋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마르고 예쁜 몸을 찬양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저도 그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언젠가는 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이번에 시기가 맞아 뮤직비디오에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앨범을 통해 건네고 싶은 위로는 거창하지 않다. 권진아는 “저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여성이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고민을 하며 살아내고 있다”며 “듣는 분들이 ‘똑같은 사람이 여기 있다’는 생각으로 조금이라도 위로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괜찮다, 잘할 수 있다는 말이 단 한 번도 와닿았던 적이 없다”며 “오히려 ‘나도 그렇다, 나도 이런 어려움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나만 외로운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번 앨범은 성적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보여주는 데 목적을 뒀다. 권진아는 “아주 속이 시원하다”며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 하는 사람이다. 앨범이 잘되면 좋지만 성적을 기대하고 낸 앨범은 아니다. 제 세계를 보여드리고 위로와 공감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새 앨범의 곡들은 인천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기자 쇼케이스 이후 펜타포트가 사실상 록스타로서의 데뷔 무대라고 생각한다”며 “확성기와 깃발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여러 퍼포먼스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장 목표는 KSPO DOME이다. 권진아는 “아직 코첼라도 못 갔고 체조경기장도 못 갔다”며 “국내에서는 잠실실내체육관까지 도달했는데, 1차 목표로 체조경기장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히트곡이 필요할 것 같아 이번 앨범이 지나면 팀원들과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제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다. 핸드볼경기장에서 3일을 채우고 잠실실내체육관을 채울 것이라고도 꿈꾸지 못했다. 꾸준히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체조에서 공연할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진아의 ‘세이브 미’는 이날 오후 6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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